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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부산 아이파크의 ‘영혼의 파트너’ 이동준과 김진규가 팀의 반등을 이끌었다.

부산은 4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K리그1 1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4-2 승리했다. 이동준이 2골2도움, 김진규가 1골2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승리를 통해 부산은 2승5무3패 승점 11을 기록하며 6위로 뛰어올랐다.

이동준과 김진규는 지난해 K리그2에서 맹활약하며 부산의 승격을 이끌었다. 윙어인 이동준은 13골7도움으로 공격포인트 20개를 기록하며 K리그2 MVP에서 선정됐고, 미드필더 김진규도 32경기에 출전해 4골3도움을 책임지며 허리의 핵심 구실을 했다. 그러나 두 선수는 K리그1 승격 후 지난해처럼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동준은 선발로 꾸준히 출전하면서도 공격포인트가 없었다. 경기력이 나빴던 것은 아니지만 결정적 한 방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김진규의 경우 부산 미드필드진의 경쟁에서 밀려 선발 출전 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다. 22세 이하 카드로 권혁규가 자주 출전했고, 호물로, 이규성, 박종우 등이 버티는 미드필드 라인도 탄탄했다.

아쉬운 시즌 초반을 보냈던 두 선수는 강원전에서 폭발했다. 이동준은 전반 9분 오른쪽 측면에서 정확한 땅볼 크로스로 이정협의 선제골을 도왔다. 후반 15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김진규가 내준 정확한 공간 패스를 받아 득점으로 연결했다. 3분 후에도 왼쪽 측면에서 김진규가 연결해준 패스를 받아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9분에는 반대로 페널티박스 안에서 이동준이 내준 패스를 김진규가 골로 연결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특히 후반 15분 득점은 두 선수의 호흡이 만든 골이었다. 개막 전 김진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동준이가 파고드는 타이밍에 패스를 넣을 수 있다. 믿음이 있어 마음 놓고 패스를 준다”라고 말했다. 이동준도 “진규는 제가 좋아하는 패스의 코스, 세기, 구질을 잘 안다. 너무 잘 맞춰 넣어준다”라고 말했는데 두 선수의 생각이 그대로 나온 골이었다.

두 선수가 강원전에서 활약하면서 부산은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조덕제 부산 감독은 “동준이가 포인트를 올리지 못해 마음고생을 했을 텐데 이제 털어버리고 자신의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 충분히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라며 격려했다. 이어 “진규도 많은 출전 시간을 얻지 못했지만 실력은 분명 있는 선수다. 늘 기대하고 있다. 진규가 살아나면 우리 미드필드도 더 다양하게 운용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동준과 김진규는 1997년생 동갑내기 친구다. 두 선수 모두 빠른 생년으로 부산 산하 유스팀인 신라중과 개성고에서 호흡을 맞췄다. 20세, 23세 이하 연령대 대표팀에서도 꾸준히 함께 선발됐다. 인생의 절반 정도를 함께한 사이라 눈빛만 봐도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안다.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도 두 선수는 뛰어난 호흡을 자랑하며 한국의 우승을 견인했다. 공교롭게도 강원전에서 이동준과 김진규는 나란히 시즌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1부리그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날 강릉종합운동장에는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방문해 경기를 직접 지켜봤다. 젊은 두 선수는 언제라도 대표팀에 차출될 수 있는 자원이다. 벤투 감독도 이동준과 김진규의 기량을 관찰한 만큼 페이스를 더 끌어올리면 언젠가는 A대표 승선도 꿈꿀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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