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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4번 선수가 선행 승부를 펼치고 있다.  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경륜에는 수많은 전법이 있지만 가장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호쾌한 승부는 역시 ‘선행 전쟁’이다.

일반적으로 선행형이라면 마지막 한 바퀴를(333m)를 전후로 승부 시점을 갖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들에 앞서 더 빨리 스타트를 걸어 한 바퀴 반(500m)에 육박하는 승부 시점을 갖춘 선행형들도 있다. 외형적으론 거침없는 시원한 전개로 팬들의 기억 속에 쉽게 자리 잡지만 한편으로는 승부 시점에 대한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다.

기존 선수 가운데는 특선급의 조봉철(14기), 우수급의 정대창(18기)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신예로는 마스터즈 100㎞ 우승 경력을 보유한 ‘비선수의 희망’ 안창진(25기)의 행보가 관심을 끈다. 이 밖에도 우수급의 류근철(21기), 손재우(24기)가 ‘한 바퀴 반 선행형’으로 손꼽히고 선발급에선 터줏대감 이주하(16기)를 비롯해 심상훈(24기), 강형묵(21기), 임요한(24기)이 마이웨이를 외치고 있다. 이들의 성향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1-2. 선행 승부 사진
노란 유니폼의 5번 선수가 과감하게 선행승부에 나서고 있다.  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 기계적인 승부 시점과 상대 활용에 인색

이들은 마치 알람을 맞춰놓은 듯 타종 시점에 이미 내선을 장악하거나 선두권에 나선다. 일반적인 선행시점보다 한 바퀴 반 정도를 소화하는 지구력도 갖추고 있다. 편성의 구성에 따라 전법, 전개에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선행승부만을 고집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승부 시점에서 불리한 일반적인 선행형들의 저자세 마크 전환도 자연스럽게 일방통행을 만들곤 하는데 앞선에 선행형이 있어도 승부거리를 좁히지 않고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쉽지 않은 내선마크(끌어내기)

이들을 만날 경우 끌어내는 전략을 선호하는 마크형들은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시속이 서서히 올라가는 일반적인 선행형들과 달리 스타트가 빨라 끌어내는 전략의 타이밍을 쉽게 빼앗으며 일찌감치 자신의 후위를 끌고 나오기에 내선에서 받아내기가 쉽지 않다.

1-3. 선행 승부 사진
선행에 나선 선수의 뒤를 따라 추입을 노리는 선수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 일자 형태의 전개, 외선 대열의 실종!

전개의 양상을 분석하면 대부분 일방통행의 일자 형태로 외선 젖히기 형태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전력 질주의 시점이 길다 보니 추주하는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적지 않아 젖히기형들이 짧은 시간에 스피드를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

◇ 단조로운 전개, 안정된 배당률!

이변의 근간을 이루는 전개의 변화가 적다 보니 특히 강축 편성의 시드 경기는 배당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는 경우가 없다. 강축들도 노골적인 연대의 선수가 붙지 않는 한 지켜주는 추세로 전개된다. 그러나 이런 스타일이 도전세력이 아닌 축으로 나설 경우엔 아무래도 승부 시점상 쌍승식에서 3위권으로 밀려나는 이변도 염두에 둬야 한다.

‘마지막 한 바퀴’의 김동우 경륜전문가는 “선행 계열의 선수들도 각각 색깔에 따라 전개 양상이 다를 수 있는 만큼 베팅 전략 역시 적절한 차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j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