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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상습적으로 제작하면 최대 징역 29년 3개월의 형량을 받게 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김영란 위원장)가 죄질이 나쁘거나 상습적인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 범죄에 엄격한 형량 기준을 마련했다.

대법원 양형위는 지난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안을 확정했다.

양형위는 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범죄(11조)에 대해 총 8개의 특별가중 인자, 5개의 특별감경 인자를 제시했다. 특별가중 인자 중에는 피해자에게 극단적인 선택이나 가정 파탄 등 회복하기 어려운 심각한 피해를 일으킨 경우도 포함됐다.

성 착취물을 유포하기 전 삭제·폐기하거나 자발적으로 회수한 경우를 특별감경 인자로 제시해 피해를 줄이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을 유도했다.

또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이를 특별감경 인자가 아닌 일반감경 인자로 인정돼 형량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도록 했다.

특별가중 인자를 적용받는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 상습범에 대한 권고형량은 징역 10년 6개월∼29년 3개월이다.

다수범의 권고형량은 징역 7년∼29년 3개월로 최대 권고형량은 동일하다.

일반가중 인자가 적용되면 징역 7년∼13년, 양형 인자가 적용되지 않으면 징역 5년∼9년, 감경 인자가 적용되면 징역 2년 6개월∼6년이 권고형량이다.

이는 과거 선고 형량과 비교해 무거운 수준이다. 양형위 전문위원들이 2014∼2018년 선고 형량을 분석한 결과 평균 형량이 법정형 하한(징역 5년)의 절반인 2년 6개월(30.4개월)로 나타났다.

이번에 마련된 기준은 법정형이 같은 다른 범죄의 권고형량보다도 높다. 일반가중 인자가 적용되는 경우 13세 이상 청소년 강간죄는 징역 6년∼9년, 재물취득 목적 13세 미만 약취·유인죄는 징역 5년∼8년이 각각 권고된다.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 범죄의 법정형은 징역 5년 이상 무기징역 이하지만, 폭이 넓고 양형 기준이 없다 보니 선고 형량이 재판부에 따라 들쑥날쑥하다는 평이 많았다.

선고 형량이 국민 법 감정에 비해 낮아 ‘솜방망이 판결’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특히 조주빈 등의 성 착취물 제작·유포 행각이 드러나 파문이 일자 디지털 성범죄 처벌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다른 유형의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범죄에 대해서도 기준이 제시됐다. 특별가중 인자가 적용되는 다수범의 경우 ▲ 영리 등 목적 판매 6년∼27년 ▲ 배포 등 4년∼18년 ▲ 아동·청소년 알선 4년∼18년 ▲ 구입 등 1년 6개월∼6년 9개월 등이다.

제작을 제외한 다른 유형의 범죄에 대해서는 상습범 가중 규정이 없다.

양형위는 또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14조)과 허위영상물 등의 반포(14조의2), 촬영물 등을 이용한 협박·강요(14조의3), 통신매체 이용 음란(13조)에 대해서도 양형 기준안을 제시했다.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범죄 가운데 영리 목적 반포 행위는 상습범 권고형량을 징역 6년∼18년형으로 정했다.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을 고려해 공탁금을 내더라도 감경 인자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특별가중 인자 가운데 하나인 ‘동종 범죄 전력’에 다른 성범죄나 성매매도 포함했고, 공탁금을 내더라도 감경 인자에 포함하지 않도록 했다.

이번에 마련한 양형 기준안은 10월까지 국가기관과 연구기관, 유관기관, 시민단체 등에 의견조회를 거쳐 행정예고 되고, 12월 양형위 전체회의에서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hjch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