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침묵하던 이기흥(69) 대한체육회장이 마침내 차기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이 회장은 23일 오후 2시30분 서울 송파구에 있는 올림픽파크텔에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출마 기자 회견을 연다.
각종 비리 혐의, 체육계 사유화 논란 등으로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물론 정치권으로부터 거센 압박을 받아온 이 회장은 굴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특히 지난달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이 체육회 관련 비위를 조사하면서 이 회장을 비롯해 8명을 업무방해와 금품 등 수수, 횡령, 배임 등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문체부는 이 회장의 직무를 정지했다.
그럼에도 이 회장은 지난달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3선 연임 심사를 요청했고 승인을 얻었다.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도 냈다.
체육회장 후보 등록 기간은 24~25일이다. 예상대로 이 회장은 등록 기간 시작 전날 출마를 공식화한다. 이 회장 측은 “지금까지 드러난 각종 의혹과 논란에 대해 솔직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 회장은 지난 5일 IOC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임기 연장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가 이제까지 출마 명분 중 하나로 둔 게 ‘한국인 IOC 위원 지위를 지키는 것’이었는데, 연장 명단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걸림돌로 작용하리라는 견해도 나왔다. 그러나 이 회장은 3선에 성공할 경우 2026~2029년 IOC 위원으로 다시 활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회장은 최근 정부가 자신에게 불출마를 종용하면서 다른 고위직을 제시하는 등 회유와 압박의 태도를 보였다는 것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게 사실이라면 IOC 올림픽헌장이 명시한 정부 개입 금지 조항을 위반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불가피하다.
한편, 앞서 출마 선언한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과 강신욱 단국대 명예 교수,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반 이기흥 연대’를 구축, 단일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가운데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도 동참 뜻을 밝혔다. 그러나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은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했기에 논의할 가치가 없다”고 거부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