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KB손해보험 김정호, 한국전력 안요한 블로킹 따돌리고...
KB손해보험 김정호가 지난 10월27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V리그 한국전력과 경기에서 안요한의 블로킹을 피해 속공을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의정부=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김)정호가 왜 이렇게 잘하는지 사실 나도 잘 몰라.”

1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전을 앞두고 4년 차 레프트 김정호(23·KB손해보험) 얘기에 이상렬 감독은 이렇게 말하며 싱긋 웃었다.

올 시즌 남자 프로배구 선두를 달리는 KB손해보험은 ‘말리 특급’ 케이타 외에도 김정호가 기복 없는 경기력을 뽐내면서 원투 펀치 구실을 하고 있다. 그는 이 경기 전 기준으로 올 시즌 팀이 치른 치른 11경기 47세트를 모두 뛰면서 159득점을 기록했다. 득점은 물론 공격점유율(19.12%) 모두 케이타 다음이다.

김정호는 지난 시즌 KB손해보험이 치른 33경기에 모두 뛰면서 408득점을 기록, 커리어 전환점을 맞았다. 다만 주요 고비에서 잦은 범실로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러나 올 시즌엔 다르다. 230회 공격 중 137회 적중하면서 공격성공률 59%에 달한다. 범실은 15개다. 특히 지난달 28일 대한항공전에서는 공격성공률 77.27%를 뽐내면서 19득점을 기록, 케이타(31득점)와 50득점을 합작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 감독은 “사실 지난해 내가 지도하지 않았기에 구체적으로 김정호의 달라진 점을 꼽긴 어렵다. 다만 케이타가 갈수록 더 빨라진다”며 “상대 센터가 케이타를 잡기 위해 더 신경을 쓰니까 김정호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난 훈련 때나 경기 때나 선수들에게 범실 얘기를 거의 안 한다. 이미 지나간 것이지 않느냐”며 “(김정호 등) 범실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 같다. 또 황택의의 볼 배급도 잘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호 활약이 더 반가운 건 최근 케이타를 겨냥해 KB손해보험이 ‘몰방(沒放) 배구’를 한다는 시선 때문이다. 그는 경기 전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면서 “왜 자꾸 (언론에서) 몰방 배구, 말리 배구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웃더니 “아무래도 그 말 때문에 김정호가 더 잘하는 것 같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케이타가 좋아서 김정호가, 김정호가 좋아서 케이타가 좋은 것 아니겠느냐. 서로 시너지가 나는 것 같다”고 기뻐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