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KIA 최형우,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올해의 타자!
KIA 최형우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호텔 임페리얼홀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타자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제가 있는 동안은 매년 가을잔치에 참가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예정대로 해피엔딩이었다. KIA와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 중 한 명이던 최형우(37)가 3년간 동행하기로 결정했다. KIA 조계현 단장은 14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김동욱 대표와 만나 3년 최대 47억원(계약금 13억원, 연봉 9억원, 옵션 7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막판 조율 과정에 진통이 예상됐지만, 양쪽 모두 ‘윈-윈‘을 선택했다. 시상식 참석 등 일정으로 서울에서 홀로 지내고 있던 최형우는 “가치를 인정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 KIA를 떠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만큼 최소한의 자존심을 세워주셔서 더욱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KIA로 올 때에는 우승을 목표로 세웠지만, 이제는 후배들을 이끄는 위치다. 내가 우승이라는 말을 하는 것보다 3년 내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받치다보면 좋은 성적이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우, 조계현 단장
KIA 조계현 단장과 최형우. 제공=KIA 타이거즈

역대 두 번째 최고령 타격왕(0.354)에 오르며 건재를 증명한 최형우는 “솔직히 올해는 130경기 정도만 출장하려고 내심 마음을 먹었다. 후배들에게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설 기회도 주고, 체력 안배도 하면 팀도 나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막상 시즌에 들어가니 이게 안되더라.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가면 경기에 출전해야 한다는 신념이 ‘셀프 휴식’에 브레이크를 걸더라”며 껄껄 웃었다. 불혹까지 호랑이 군단을 이끌 기둥 역할을 해야하지만, 내년에도 셀프 휴식은 없을 전망이다. 스스로도 “휴식을 취하면 체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안다. 마음은 있는데 몸이 알아서 반응할 것 같다”며 벤치보다 그라운드 위에서 후배들을 이끌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최형우와 계약을 직접 진행한 조 단장은 “두 번째 만났을 때 구단 제시액을 얘기했다. 이견이 크지는 않았지만 선수쪽에서 ‘자존심을 조금만 지켜달라’고 얘기해 세부 조율에 시간이 걸렸다. FA 계약을 직접 해보니 보통 일이 아니더라. 그래도 (최)형우가 남아줘서 4번타자 고민은 덜었다. 맷 윌리엄스 감독도 만족스러워 한다”며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KIA는 조 단장과 윌리엄스 감독, 이범호 퓨처스리그 총괄코치가 삼위일체로 팀 재건을 이끌어야 한다. 육성은 경기 경험이 담보돼야 하는데,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려면 버팀목이 필요하다. 어느정도 성적이 뒷받침돼야 승리 괴정에 체득하는 경험치가 1군 주축으로 발돋움하는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FA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최형우는 꼭 필요한 자원’으로 분류했기 때문에 속전 속결로 계약을 이끌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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