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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양의지(33·NC) 회장을 포함한 선수들이 2차 드래프트 폐지 반대 캠페인을 시작했다. 저연차, 저연봉 선수들에게 뛸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읍소를 함께 했다.
양 회장은 지난 15일 늦은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보장을 원하는 게 아니다. 2차드래프트를 통해 저연봉, 저연차 후배들에게 기회가 주어지기를 원할 뿐이다’는 문구가 새겨진 사진과 함께 ‘선수들에게 기회를 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같은 시각 KT 황재균, 강백호 등도 같은 메시지를 SNS에 공개했고, 두산 유희관 조수행, NC 박민우 등 연차와 팀을 가리지 않고 상당 수 선수들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실행위원회(단장회의)는 지난 8일 회의에서 2차 드래프트를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선수협은 곧바로 “재고해달라”는 입장문을 냈고, 지난 15일 약식 총회에서 ‘신사적인 방법으로 반대 운동을 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양 회장은 “2차드래프트로 기회를 얻은 선수도 많고, 성공 사례도 있다. 저연차, 저연봉 선수들은 1군에서 한 경기라도 뛰기를 원한다. 2차드래프트는 이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차원으로 만든 제도다. 선수 순환이라는 측면에서도 꼭 필요한 제도”라고 강조하며 “이사회(사장회의)에 김용기 사무총장대행이 찾아가 선수협 입장을 말씀드리고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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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는 16일 서울시내 모처에서 오찬을 겸한 이사회를 개최한다. 실행위에서 통과된 안건 보고를 받고, 올 연말 퇴진하는 정운찬 총재와 작별인사를 할 예정이다. 2차드래프트 폐지와 내년시즌 일정 등은 이사회에서 뒤바뀔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구단 재정이 어려운데다 흑자를 낸 기업들도 스포츠단 지원을 줄이는 실정이다. 인력 감축 등 몸집 줄이기로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각 구단 사장들이 비용이 발생하는 2차드래프트를 유지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선수들이 SNS를 캠페인 도구로 활용한 것은 팬들의 지지를 원하기 때문이다. 젊은 팬들은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성향이 강해 선수들의 캠페인에 동참하면, 예기치 못한 파도를 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선수들에게 기회를 달라”고 읍소하는 1군 주축 선수들의 바람이 팬심을 등에 업고 이사회까지 전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