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남서영기자] 두산이 최주환과 오재일을 내주고 보상선수 강승호와 박계범을 영입했다.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강승호와 프로 7년 동안 1군에서 200경기도 채 출전하지 못한 박계범을 영입한 두산의 선택이 성공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선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두산은 보상선수도 잘 뽑아 성공사례로 연결시킨 경우가 많았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양의지의 보상선수로 뽑혀 NC에서 두산으로 팀을 옮긴 투수 이형범이 있다. 이형범은 NC에서 세 시즌 동안 39경기에 나서 단 2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하지만 두산으로 둥지를 옮긴 이형범은 지난 해 시즌 67경기 출전해 6승 3패 19세이브 10홀드에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하면서 불펜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2008년 롯데로 간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원석도 있다. 이원석은 내야가 탄탄했던 두산서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공수에서 활약을 보이며 팀 내 주전으로 성장했다. 2016시즌을 마친 뒤에는 삼성으로 떠나며 두산에 포수 이흥련을 보상선수로 안기기도 했다. 그리고 이흥련은 올시즌 마무리로 활약한 이승진과 맞트레이드를 단행하는 바탕이 되었다.
하지만 두산이 뽑은 보상선수가 모두 성공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었다. 보상선수로 실패를 본 경험도 많다. 2006년 LG와 FA 계약을 맺은 투수 박명환의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신재웅이 있다. 신재웅은 영입 직후 코칭 스태프가 4선발 감으로 거론했을 만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신재웅은 그해 일본 전지훈련에서 왼쪽 어깨 통증을 호소해 조기 귀국하며 단 1승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리고 그다음 시즌에도 1군 경기에 단 한 차례도 나서지 못한 채 두산서 방출됐다. 신재웅은 기나긴 재활의 터널을 통과해 입단 10년이 지나고 나서야 불펜투수로 존재감을 보였다.
2013 시즌 종료 후 롯데로 이적한 FA 최준석의 보상선수로 지명된 김수완도 두산서 2년간 승패 없이 16.2닝을 던지며 20실점으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해 결국 두산서 방출됐다. 2017년 FA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민병헌의 보상 선수로 지명된 백동훈도 두산서 3시즌 동안 평균 2할대 타율을 넘지 못하며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두산은 끊임 없이 좋은 선수가 많이 나와 화수분으로 유명하다. 육성에 일가견이 있다보니 두산에 합류하는 선수는 어느 순간 이전보다 더 가치있고 잠재능력이 풍부한 선수들로 고평가되기도 한다. 하지만 전력이 탄탄한 팀일수록 경쟁은 더 치열하다. 살아남느냐, 실패하느냐는 오로지 선수 본인들이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두산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강승호와 박계범은 과연 어떤 길을 갈까 궁금해진다.
nams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