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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미국 증시에서 발발한 이른바 ‘공매도 전쟁’에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게임스톱’ 주식 600억원어치를 매도해 차익실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예탁원을 통한 게임스톱 순매도 결제 금액은 5396만달러(약 603억원)로 집계됐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이 주식을 4286만달러 매수 결제하고 9682만달러 매도 결제했다. 전체 결제금액은 1억3968만달러에 달했다. 이로써 기존 국내 투자자들의 최대 투자 해외주식인 테슬라(1억2386만달러)를 뛰어넘고 일간 결제금액 1위를 차지했다.

예탁원의 29일 기준 결제 수치는 미국 현지 기준 26일(이하 현지시각) 거래분에 해당한다. 이날 게임스톱 주가는 전날보다 92.71% 폭등한 147.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투자자들이 순매도를 통해 차익실현을 한 셈이다.

게임스톱 주가는 지난 12일 17~19달러 수준에 그쳤으나 게임스톱을 대규모로 공매도한 기관들에 대해 미국 현지 개인 투자자들이 반격에 나서면서 지난 13일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후 공매도 기관들과 미국 개미들의 대결이 ‘전쟁’ 수준으로 번졌고 게임스톱 주가는 29일 종가기준 325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사태 이전 대비 1625.05%라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공매도 전쟁’으로 미국 증시 전체가 요동쳤고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국내 서학개미들도 참전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 게임스톱 주가가 격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 섣불리 뛰어들었다가는 큰 리스크를 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게임스톱 주가는 27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134.84% 폭등했고 28일에는 44.29% 폭락했다가 다시 29일 67.87% 오르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주가 폭등을 주도한 미국 투자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을 중심으로 ‘2008년 세계금융위기 등으로 서민들을 어렵게 만들고 자신들은 구제금융 등으로 빠져나간 월가 기관세력을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응징하겠다’는 취지의 각오를 밝히면서 일반적인 거래를 벗어난 위험한 시장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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