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tain Soccer Premier League
토트넘 손흥민(오른쪽)이 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브라이턴 아멕스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상대와 볼 다툼하고 있다. 브라이턴 | AP연합뉴스

[브라이턴=스포츠서울 고건우통신원·김용일기자] 손흥민이 선발 풀타임을 뛴 토트넘이 올 시즌 안방에서 승리가 없던 브라이턴에 일격을 당했다.

손흥민은 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브라이턴 아멕스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 원정 경기에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격했다. 직전 리버풀과 20라운드 홈 경기에서 골망을 흔들고도 비디오 판독(VAR) 끝에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취소당한 그는 리그 13호이자 시즌 17호 골에 재도전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은 지난 리버풀전에서 발목 부상을 입은 케인 대신 개러스 베일을 선발 멤버로 내세웠다. 상대 스리백 전술에 맞춰 3-4-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한 가운데 스티븐 베르바인과 베일을 좌우 날개로 뒀다. 2선엔 벤 데이비스~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탕귀 은돔벨레~무사 시소코를 배치했고, 스리백엔 조 로든~토비 알데르베이럴트~다빈손 산체스가 섰다. 골키퍼 장갑은 휴고 요리스가 꼈다. 지난 경기에서 무리뉴 감독 교체 지시에 불만을 품고 경기장을 빠져나간 측면 수비수 세르주 오리에는 이날 명단에서 제외됐다. 브라이턴은 레안드로 트로사르와 니엘 무파이를 최전방 투톱으로 배치한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과거 케인이 없을 때 종종 원톱으로 나서 해결사 노릇을 했던 손흥민이나 이날은 슛 한 번 때리기 조차 쉽지 않았다. 후방 빌드업서부터 잦은 실수가 나왔고 브라이턴이 매서운 역습으로 받아치면서 손흥민의 스프린트를 활용할 기회가 적었다. 그는 팀이 선제골을 내준 전반에 한 차례 슛도 시도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토트넘이 포백으로 돌아선 후반 조금씩 기회를 잡았다. 후반 6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손흥민이 공을 잡아 재빠르게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공은 상대 수비 몸에 맞고 굴절됐다. 후반 29분엔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중앙으로 드리블한 뒤 오른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는데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답답한 경기 흐름에 손흥민은 스스로 슛 기회를 잡으며 반전을 꾀했으나 효력이 없었다.

SON 경기 중
손흥민이 1일(한국시간) 영국 브라이턴 아멕스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브라이턴 | 고건우통신원

토트넘은 초반부터 브라이턴 공세에 흔들렸다. 킥오프 3분 만에 2선의 파스칼 그로스가 문전에서 오른발 아웃프런트로 감아찬 슛이 토트넘 왼쪽 골대를 때렸다.

토트넘의 빌드업서부터 실수를 연발하며 위기를 자초했고, 브라이턴은 재빠르게 공을 낚아채 위협적인 ‘창’을 뽐냈다. 결국 전반 16분 선제골을 해냈다. 최근 물오른 경기력을 뽐내는 알렉시스 맥칼리스터가 페널티 아크 오른쪽을 파고든 그로스를 향해 절묘한 스루패스를 넣었다. 그로스가 이어받아 다시 골대 정면으로 달려든 레안드로 트로사르에게 땅볼 크로스를 시도했고, 트로사르가 가볍게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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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턴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전반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브라이턴 | AFP연합뉴스

토트넘은 최전방과 2선 지역을 폭넓게 움직인 케인의 기존 역할을 베일에게 맡겼으나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선제 실점 직후 손흥민과 베일이 위치를 바꾸면서 맞섰으나 역시 효력이 없었다. 킥오프 이후 20분까지 브라이턴이 5개의 슛을 시도한 것과 다르게 토트넘은 1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전반 29분 역습 기회에서 베일~손흥민을 거쳐 베르바인의 오른발 슛으로 이날 첫 슛을 시도했다. 하지만 갈수록 손흥민에 대한 견제가 심해졌다. 베일, 베르바인이 전방에서 차이를 내지 못하면서 토트넘은 기회 창출에 어려워했다. 오히려 브라이턴이 경기를 지속해서 주도하면서 위협적인 슛을 시도했다. 토트넘으로서는 더 실점하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 전반 슛수에서 토트넘은 1-9, 절대적인 열세를 면치 못했다. 유효 슛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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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개러스 베일이 드리블하고 있다. 브라이턴 | 로이터연합뉴스

결국 무리뉴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센터백 산체스 대신 장신 공격수 카를로스 비니시우스를 투입하며 포백으로 돌아섰다. 손흥민과 베르바인, 베일이 2선에 배치됐다. 후반 6분 손흥민을 시작으로 비니시우스의 헤딩 등 토트넘이 지속해서 슛을 시도하며 조금씩 기회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브라이턴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토트넘은 후반 16분 베일 대신 루카스 모우라, 후반 28분 은돔벨레 대신 에릭 라멜라 등 벤치에 앉은 공격수들이 총출동했다. 그럼에도 동점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전방에서 조화를 전혀 이루지 못했는데, 후반 29분 손흥민은 공격이 풀리지 않자 중거리 슛을 때리며 기회를 엿봤다. 그리고 1분 뒤 비니시우스가 이날 가장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동료의 패스를 왼발 터닝 슛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브라이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결국 토트넘은 더는 반격하지 못했다. 브라이턴은 끝까지 공세를 멈추지 않으면서 토트넘 공격을 제어했다. 이전까지 시즌 홈 승리가 없었던 브라이턴은 토트넘을 마침내 안방에서 웃었다. 승점 21(4승9무8패)을 기록하면서 17위를 지켰다. 반면 토트넘은 2연패에 빠지면서 승점 33(9승6무5패)에 머무르며 6위를 유지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