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이거 맞아?”라는 의문이 뒤따랐다. 축복 뒤에 부정적인 볼멘소리가 잇따랐다. 상을 받은 장본인도 괜히 민망해질 수밖에 없다. 2024년 KBS 연예대상의 대상 수상자 이찬원에 대한 얘기다.
당초 예상하지 못한 상황은 아니다. 대상을 두고 유력한 후보가 부재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KBS가 올해 예능계에 내놓은 성과가 경쟁사나 OTT 플랫폼에 비해 나은 점이 없어서다.
대상은 성과를 기반으로 결정한다. 신작 프로그램을 인기리에 안착시켰는지, 출연 프로그램이 눈에 띄는 시청률이나 화제성을 만들었는지를 냉정하게 짚는다. 그 가운데 개인이 얼마나 활약을 했는지도 봐야 한다. 그 다음이 방송사 내 충성도다. 얼마나 많은 작품을 했는지다. 면면을 살펴보면 이찬원은 충성도 외엔 대상을 받을 명분이 없다.
이찬원이 진행 능력이 안정적이고, 비교적 센스도 좋은 편이지만, 압도적으로 재밌는 상황은 떠오르지 않는다. 연예 대상이라 하면 대중이 인정할만한 유쾌한 장면이 있어야 하는데 딱히 잡히는 장면도 부재하다. 엄청난 화제를 일으킨 순간도 없었다.
다작에 의한 충성도 뿐이다. 올해 ‘불후의 명곡(6.9%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하이엔드 소금쟁이(1.9%)’ ‘추석특집쇼 이찬원의 선물(7.4%)’ ‘신상출시 편스토랑(3.7%)’ ‘셀럽병사의 비밀(2.0%)’ 등에 출연했다. 추석 특집을 제외하곤 시청률이나 화제성에서 두드러진 성과는 찾아보기 어렵다. 팬덤에 의존한 결정이라는 의심이 따라올 정도다.
이찬원의 대상을 인정하는 분위기도 있다. 2020년 상을 받은 김숙과 비교했을 때 충분히 받을만하다는 주장이다. 다른 후보의 명분이 더 약했다는 것이다. 빈약한 근거다.
KBS 예능이 얼마나 추락했는지 알 수 있는 방증이다. 트렌드를 이끄는 작품도 없으며, 압도적인 큰 웃음을 만들지도 못했다. 새롭게 발굴한 인재도 없다.
“KBS 시상식에 볼 거리가 없다”는 내용은 뉴스로도 가치가 없어진지 오래다. 타 사 창작자가 만든 포맷을 베끼는 데 급급하다. 장수 프로그램으로 근근히 연명하고 있다. 타 방송사 PD들이 OTT 플랫폼을 통해 맹활약 하는 추세에도 KBS PD들은 딱히 성과가 없다. 게으른 기획만 난무할 뿐이다.
변화가 시급하다. 큰 상을 주고도 서로 민망한 상황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이 지적도 수년 동안 반복됐다. khd998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