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수 놀란 아레나도는 2019년 2월 2억6000만 달러 계약이 복잡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트레이드될 때 MLB와 MLBPA 승인을 기다려야 했다. AFP연합뉴스

[LA=스포츠서울 문상열전문기자] 사례 1. 지난 주말 메이저리그 대형뉴스는 콜로라도 로키스 아이콘 3루수 놀란 아레나도(29)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트레이드였다. 그러나 언론의 트레이드 발표 후 나온 뉴스는 메이저리그 사무국(MLB)과 선수노조(MLBPA)의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모든 트레이드는 이 절차를 거친다. 그러나 덧붙인 내용이 아레나도의 2019년 2월 계약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실제 세인트루이스 존 모젤리액 야구단 사장도 3일 기자회견에서 “아레나도의 계약은 복잡하고 트레이드 결정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콜로라도가 잔여 연봉 가운데 5100만 달러를 부담하고, 트레이드 불가조항, 2021, 2022시즌 후 옵트아웃 등 2년 전 2억6000만 달러 계약 때 삽입된 있는 조항들이다. MLB와 MLBPA에서 양 구단이 계약서 외의 담합이 있을지 모르는 터라 다른 트레이드 달리 승인 절차에 무게를 뒀다.

2016년 1월 LA 다저스와 8년 계약을 체결한 마에다 켄타는 배보다 배꼽이 큰 계약으로 선수노조가 승인을 거부하려고 했다. AP연합뉴스

사례 2. 2016년 1월7일 전 히로시마 도요 카프스 우완 마에다 켄타(32)는 LA 다저스와 8년 총연봉 25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프리에이전트 계약 사상 8년 장기계약에 개런티 연봉이 고작 312만5000 달러인 경우는 마에다가 처음이다. 단서에 인센티브로 100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마에다는 최대 연봉 1312만 달러를 넘을 수 없다. 2020시즌 활약은 연봉 1500만 달러급 투수다. 배보다 배꼽이 큰 미국에서는 매우 보기드문 계약이었다. 마에다는 투구이닝, 경기 출장수, 트레이드, 개막전 엔트리 포함 때마다 인센티브가 있다. 지난해 미네소타 트윈스로 트레이드돼 보너스 100만 달러를 받았다.

선수노조는 즉각 “이런 계약은 있을 수 없다”며 승인 거부할 뜻을 비쳤다. 선수 권익을 보호하는 노조 입장에서는 당연한 반발이었다. 그러나 마에다가 이런 불평등 계약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다저스의 신체검사 결과 어깨에 이상이 있었던 것이다. 다저스는 이걸 미끼로 개런티가 적은 불평등 계약을 제시했고, 메이저리그를 향한 꿈을 키웠던 마에다는 이를 받아 들였다.

장기계약 때 선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내용은 옵트아웃이다. 선수는 이를 행사해도 되고 무시하고 계약을 준수해도 된다. 기록이 좋고 프리에이전트 시장 상황이 유리하면 적극적으로 활용해 몸값을 올려 받을 수 있다. 구단은 인센티브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선수가 잘해서 연봉을 더 받아도 구단은 손해될 게 없다. 그러나 인센티브는 쉽게 도달할 수 있는 목표치를 설정하지 않는다.

LG 차우찬은 개런티 연봉 3억 원에 인센티브 7억 원의 배보다 배꼽이 큰 2년 계약을 맺었다. 스포츠서울 최승섭 기자

사례 3. KBO리그 프리에이전트 차우찬(33)은 개런티 연봉 3억 원, 인센티브 7억 원의 2년 최대 20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전형적인 배보다 배꼽이 큰 계약이다. LG 차명석 단장은 계약 후 “인센티브 내용을 정확히 말하기는 힘들지만 계단식으로 달성하는만큼 인센티브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인센티브 내용을 비밀로 했다는 것은 아무리 선의로 봐도 선수에게 불리할 수 밖에 없다.

메이저리그라면 선수노조(MLBPA)에서 단박에 제동을 걸 사안이다. KBO 류대환 사무총장은 “선수 계약서에 인센티브 큰 액수만 적시돼 있고 세부사항은 알 수 없다”고 했다. 구단만 알고 있으면 비밀이다. KBO 제출 때 인센티브 세부사항이 기재될 경우 이는 비공개일 뿐 비밀은 아니다. 선수의 불이익을 막을 수 있다.

KBO리그 연봉계약 역사는 이면계약이다. 구단 발표와 실질 연봉계약이 다른 게 다반사였다. 최근에는 외국인선수 계약 내용에 문제가 드러나 KBO 차원에서 발표액과 뒷거래를 없도록 규정화했다. 선수협의회는 차우찬의 계약도 그렇고, 삼성 라이온즈가 새로 도입한 뉴타입 인센티브 제도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선수의 보장 연봉이 줄어드는 것은 바람직한 시스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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