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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의 김동현(왼쪽)과 김대원.제공 | 강원FC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강원FC에서 호흡을 맞추게 된 김대원과 김동현, 두 동갑내기 친구에게 2021년은 특별하다. 소속팀에 변화가 생겼고, 올림픽까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대표팀의 핵심인 두 선수는 1997년생 친구 사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올 겨울 이적시장에서 나란히 강원으로 이적했다. 김대원은 대구FC, 김동현은 성남FC를 떠나 ‘병수볼’의 일원이 됐다. 지난주까지 제주 서귀포에서 올림픽대표팀 소속으로 훈련했던 김대원과 김동현은 곧바로 강원 훈련지에 합류해 새로운 여정에 나섰다. 강원 훈련 5일 차에 연락이 닿은 김동현은 “대표팀에서 힘들게 훈련을 하고 와서 그런지 몸이 좋다. 강원에서는 체력적으로 여유롭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김대원도 “오늘 어시스트를 하나 했다. 잘 적응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두 선수 모두 긴박하게 새 행선지를 결정했다. 김대원은 당초 울산 현대 이적이 유력했지만 강원의 러브콜을 받은 김대원이 방향을 틀면서 급격하게 분위기가 바뀌었다. 김대원은 “전적으로 제 선택이었다. 김병수 감독님의 축구를 꼭 경험해보고 싶었다. 한 팀에서 오래 뛰면서 저 스스로 자극이 필요했던 것 같다. 안주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강원 같은 팀에서 새로 출발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며 강원행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김동현은 타의에 의해 강원으로 이적한 케이스다. 원래 김동현은 FC서울의 제안을 가장 먼저 받았는데 성남과 대전하나티시즌이 이적에 동의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결국 5각 트레이드 끝에 강원으로 향했다. 김동현은 “박진섭, 이민성 감독님께 죄송한 마음이 크다. 이해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운을 뗀 후 “포항 유스 시절 영남대 형들로부터 감독님의 축구가 특별하다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다. 대표팀 선수들도 다들 병수볼을 경험해보고 싶어 한다. 저도 마찬가지였다. 상황이 복잡했지만 강원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동기부여는 확실하다. 김대원의 목표는 자신을 향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다. 대구에서 김대원은 역습에 능숙한 선수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그러나 지공, 특히 강원처럼 만들어가는 축구에서는 어떤 능력을 발휘할지 아직 미지수다. 김대원은 “대구에서는 수비를 많이 했다. 볼을 갖고 플레이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강원은 경기를 주도하는 팀이어서 좋은 것 같다. 제가 다른 능력도 있다는 것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 사실 아직까지는 머리가 조금 아프다. 더 많이 배워가야 한다”라며 도약을 다짐했다.

김동현도 갈 길이 멀다. 김병수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에게 많은 것을 요구한다. 공격적인 터치와 패스, 여기에 수비까지 병행해야 한다. 김동현은 “5일 훈련했는데 지금까지 했던 축구를 새로 배우는 기분이다. 다행히 (한)국영이형이 있어서 좋다. 딱 보고 배울 선수가 있기 때문에 따라하면 된다. 원래 저는 국영이형 플레이 영상을 자주 봤다. 게임을 같이 뛰어보니까 정말 대단한 선수라는 것을 느낀다. 형과 친해져서 능력을 흡수하고 싶다. 잘 배워 저도 감독님의 기준에 맞는 선수가 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두 선수는 서로를 의지하며 강원에 적응한다는 구상이다. 여름에는 올림픽도 있는 만큼 나란히 김학범호에 승선하겠다는 의지도 확실하다. 김대원은 “동현이와는 연령대 대표팀에서 정말 오래 뛰었다. 제가 빈 공간으로 들어가면 동현이가 찔러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강원에서도 좋은 호흡을 보일 것 같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동현도 “강릉에서 서로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하자고 했다. 대원이가 대구에서는 (정)승원이와 듀오를 이뤘는데 강원에서는 저와 듀오가 됐으면 좋겠다. 서로 협력해서 강원에서 잘하고 올림픽에 함께 가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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