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닐 메드베데프 끈질긴 리턴
러시아의 다닐 메드베데프가 17일 멜버른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21 호주오픈 남자단식 8강전에서 같은 나라의 안드레이 루블레프를 상대로 끈질긴 리턴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멜버른/AP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김경무전문기자] 러시아의 쌍두마차 다닐 메드베데프(25)와 안드레이 루블레프(24). 4강 길목에서 만난 둘의 맞대결에서 메드베데프가 완승을 거뒀다. 17일 오후 호주 멜버른파크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21 호주오픈(AO) 남자단식 5회전(8강전)에서다.

세계 4위 메드베데프는 이날 8위인 루블레프를 맞아 2시간5분 만에 세트스코어 3-0(7-5 6-3 6-2)로 완승을 거두고 4강에 올라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메드베데프는 이날 승리로 상대전적에서 루블레프한테 4전 전승을 기록했다.

메드베데프는 지난해 후반 파리 마스터스와 ATP 투어 파이널스 단식에 이어 지난 6일 국가대항전인 ATP컵까지 3개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데, 이번 호주오픈에서 빅3의 강력한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대회 남자단식에서는 메드베데프 말고도 러시아 선수로는 세계 114위인 아슬란 카라체프(28)가 4강에 올라 18일 노박 조코비치(34·세르비아)와 결승진출을 다투게 됐다.

탈진한 안드레이 루블레프
공격하다 스스로 지쳐 탈진해버린 안드레이 루블레프. 멜버른/로이터 연합뉴스

다닐 메드베데프의 강력한 서브
메드베데프의 폭발적인 서브. 이날 서브에이스를 14개나 폭발시켰다. 멜버른/AP 연합뉴스

메드베데프는 이날 강스트로크를 구사하는 루블레프의 공격을 견고한 수비로 막아내면서 각도 있고 파워 넘치는 스트로크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완승을 일궈냈다. 주특기 중 하나인 서브에이스는 14개를 폭발시키며 8개의 루블레프를 압도했다. 위너(Winners)도 30개나 성공시키며 20개에 그친 루블레프를 무력화시켰다. 서브는 최고 시속 210㎞까지 찍었다.

박용국 해설위원(NH농협은행 스포츠단 단장)은 “루블레프가 자신의 주특기인 포핸드 런닝샷과 인사이드 아웃 공격을 강하게 구사했지만 계란으로 바위치기 식으로 메드베데프의 ‘좀비 수비’에 막혔다. 힘으로 때리다 먼저 지쳐 배터리가 방전된 꼴”이라고 이날 승부를 분석했다. 실제 루블레프는 이날 3세트에는 지친 듯 고개를 코트에 쳐박고 헐떡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등 탈진에 가까운 상황이었다.

체코의 카롤리나 무초바
체코의 카롤리나 무초바. 멜버른/신화 연합뉴스

패배 뒤 퇴장하는 애슐리 바티
패배 뒤 허탈하게 퇴장하는 애슐리 바티. 멜버른/EPA 연합뉴스

한편 앞서 열린 여자단식 8강전에서는 세계 27위인 카롤리나 무초바(25·체코)가 1위 애슐리 바티(25·호주)에게 2-1(1-6 6-3 6-2)로 역전승을 거두고 생애 처음 그랜드슬램 4강에 올랐다. 바티는 호주인으로는 43년 만에 이 대회 여자단식 우승을 노렸지만 꿈을 접어야 했다.

무초바는 4강전에서 세계 24위 제니퍼 브래디(26·미국)와 격돌한다. 브래디는 이날 8강전에서 61위 제시카 페굴라(27·미국)의 돌풍을 2-1(4-6 6-2 6-1)로 잠재웠다. 지난 2019년 9월 서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코리아오픈 단식 챔피언인 무초바는 그해 윔블던 8강 진출이 그동안 그랜드슬램대회 최고성적이었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