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최민우 기자] 배구계에서 시작된 학교폭력의 불씨가 야구계로 옮겨붙었고, 진실공방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사건은 지난 19일 늦은 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피해자의 게시물로부터 시작됐다. 피해자는 초등학교 재학시절 한화 선수 A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체적 폭력, 나를 버러지보듯 보던 시선과 나를 향한 폭언, 패거리들이 단체로 집단폭행을 했던 기억 등 수많은 기억들이 남았다. 이 행위에 A가 참여했다. 가족과 선생님이 도움을 요청했지만 괴롭힘은 더 심해졌다”며 충격으로 인해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A는 학교폭력 주도자였다. 일부 친구들이 증언을 해줄 것이다. 내가 원하는건 진심어린 사과도 아닌 그저 폭로다”며 한차례 더 게시물을 업로드했다.

파문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한화 구단도 곧바로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A 선수와 면담을 통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고, 선수는 “오래전 일이라 기억나지 않는다. 모르는 분이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구단은 피해자가 언급한 증인 · 학창 시절 담임 선생님과 접촉해 피해자의 주장에 대한 사실 여부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한화는 “다만 현재까지 구단이 얻은 정보로는 주변인 및 당사자가 증인으로 제안한 분들의 직접 목격한 바나 해당 사안을 들은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사실 여부를 뒷받침할 만한 판단의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며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에 피해자는 20일 오후 “현재 언론사에서 ‘담임 선생님이 증언한 결과 당시의 일을 잘 모른다’고 잘못 발표됐다”며 한화의 공식 입장을 부인하고 나섰다. 이어 “장＊선생님이 앞장서서 도와주셨다. 한화 측에 직접 연락한 결과 ‘아직 당시 담임선생님과 연락이 닿지 못했다’고 직접 말했다. 친구가 증언한 내용은 ‘해당 학생에 대한 왕따가 있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같은 반이 아니었기에 가해현장이나 정황은 잘 모른다’이다. 오해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자신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자 피해자는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게시물을 게제한 상황이다.

진실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해자로 지목된 A 선수는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2차 스프링캠프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여했다. 한화 구단 측은 “일단 명확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절대 선수를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다. 구단은 계속해서 조사를 해나갈 것이다. 선수는 우선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체육계 학교폭력 이슈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앞서 키움 안우진도 학교 폭력으로 인해 징계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안우진은 휘문고등학교 재학시절 후배 선수를 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안우진은 대한소프트볼협회로부터 3년 간 국가대표 자격정지와 넥센(현 키움) 구단으로부터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 처분을 받았다. 김해고 출신 김유성의 사례도 있다. 경남지역 투수 유망주였던 김유성은 NC에 1차지명을 받았지만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됐고, 결국 NC는 사상 초유의 1차지명 철회 결정을 내렸다. 현재 안우진은 징계가 끝난 뒤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으며, 김유성도 고려대학교에 진학할 예정이다. 선수 생활은 이어가게 됐지만, ‘학교 폭력 전과자’라는 꼬리표가 붙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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