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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고졸 신인 장민기가 24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불펜투구를 하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홈런을 맞고 싶어요.”

KIA 고졸(용마고) 신인 장민기(20)가 엉뚱한 답변으로 눈길을 사로 잡았다. 장민기는 24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스프링캠프 들어 다섯 번째 불펜투구를 한 뒤 취재진과 처음 만났다. 안정감 있는 제구로 입단 동기인 이의리(19)와 함께 왼손 선발 요원으로 분류된 장민기는 안정된 제구와 완급조절 능력이 강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교시절에는 최고 148㎞까지 측정됐고, 140㎞대 초중반을 꾸준히 던져 구속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불펜에서는 들쑥날쑥한 제구(투구수 50개 중 19개가 스트라이크존 통과) 때문에 애를 먹었는데 “밸런스가 안맞다 보니 힘이 들어간 탓”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리면 실점하지 않을 투수로 각인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장민기는 “포크볼과 슬라이더 등을 두루 던질 수 있다. 우타자 몸쪽을 타깃으로 패스트볼을 던지고, 같은 곳으로 포크볼도 던진다”고 설명했다. 루키다운 패기와 담대한 성향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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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고졸 신인 장민기가 24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배짱있는 신인에게는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가 있기 마련. 마침 올해는 메이저리그 베테랑인 추신수(39·신세계)가 KBO리그 입단 동기가 된다. 장민기는 추신수와 맞대결에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를 묻자 “홈런을 맞고 싶다”고 말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내가 던진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이라며 웃었다. 만화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그림인데, TV로만 보던 전설 같은 타자에게 혼신의 일구를 던져 아름다운 홈런을 맞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그만큼 내가 던질 수 있는 최고의 공을 선배님께 던지고 싶다”고 ‘본심’을 드러냈다. 제대로 한 번 붙어보고 싶다는 의미다.

장민기가 꼽은 또 한 명의 타자는 KT 강백호다. 그는 “펀치력도 있고, 잘 치지 않는가”라며 “정면승부 한 번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제구와 완급조절에 자신감도 있고, 위기일수록 강한 면모를 보이고 싶다는 포부를 담아 KBO리그 거포 젊은피 중 막내급인 강백호를 지목한 셈이다. 그는 “잘치는 타자와 겨루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재미있을 것 같다”며 남다른 배짱을 드러냈다.

시즌 목표는 당연히 1군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것이다. 장민기는 “(정)해영이에게 어떻게 던졌는지, 1군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분위기는 어떤지 등을 계속 묻고 있다. 양현종, 선배님과 (이)의리, 차우찬 류현진 선배님의 투구 영상을 보면서 배울 점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현종 선배님께서 미국으로 떠나 오히려 나한테도 (1군에 등판할)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잘해서 목표(1군 풀타임)를 꼭 이루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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