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세월은 거스를 수 없었다.
‘왕년의 핵 주먹’ 마이크 타이슨(58·미국)이 31세나 어린 유튜버 제이크 폴(27·미국)과 경기에서 패했다.
타이슨은 1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AT&T 스타디움에서 폴과 프로 복싱 경기에서 만장일치 0-3으로 졌다.
2분 8라운드로 열린 이날 경기에서 타이슨은 초반 예상보다 더 날렵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갈수록 힘이 떨어졌다. 긴 리치를 자랑하는 폴이 타이슨의 얼굴과 몸을 지속해서 두드리면서 압도했다. 결국 마지막 8라운드 10초를 남겨두고 폴은 더는 공격하지 않고 타이슨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존중의 의미였다.
폴은 “타이슨과 (경기는) 정말 영광이다. 역대 최고의 선수인 타이슨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가 없었다면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롤모델과 링에 오른 것에 감격해했다.
현역 시절 헤비급 최강자였던 타이슨은 2005년 링을 떠났다. 그러다가 2020년 11월 로이 존스 주니어와 자선 경기를 통해 링에 복귀했으나 감량까지 하며 경기를 준비한 건 이번 경기가 사실상 처음이다.
애초 7월에 열릴 예정이었는데 타이슨이 지난 5월 궤양 발적으로 비행 중 쓰러지며 연기됐다. 4개월이 지나 성사됐다. 기존 3분 경기가 아닌 2분으로 치렀다. 타이슨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였으나 나이와 세월의 한계는 뚜렷했다.
폴은 이날 기준 구독자 2080만 명을 자랑하는 복싱 마니어 유튜버 스타다. 4년 전 프로로 데뷔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폴의 대전료는 4000만 달러(558억 원)로 타이슨(2000만 달러)보다 두 배 많이 받았다. 또 경기는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인 넷플릭스를 통해 중계돼 눈길을 끌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