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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골키퍼 김정호.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승점 3이 1점으로 줄었고, 그 1점마저 허공으로 사라졌다. 강원FC가 다 잡은 대어를 놓치며 무릎을 꿇었다. 어느 때보다 치명적인 패배였다.

강원은 지난 시즌 두 번의 맞대결에서 전북 현대를 모두 이기는 파란을 일으켰다. 2019시즌까지 포함해도 상대전적에서 6전 3승1무2패로 앞서며 천적 관계를 형성했다. 전북은 K리그 최초 4연패를 달성한 최고의 팀으로 강원보다 전력이 앞선다. 하지만 김병수 감독 부임 후 강원은 전북을 상대로 늘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 시즌 전북에 유일하게 상대전적에서 앞선 팀이 바로 강원이었다.

올시즌 첫 번째 맞대결에서도 강원은 전북 킬러의 특성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전북의 공격을 무력화 했고, 후반 14분에는 빠른 역습 한 방으로 김대원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리드를 잡았다. 후반 막판까지도 실점하지 않고 잘 버티면서 전북전 3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는 것처럼 보였다.

뒷심이 아쉬웠다. 후반 39분 김보경에게 선제골을 내준 강원은 추가시간 골키퍼 김정호의 치명적인 실수로 졸지에 패자가 됐다. 구스타보가 시도한 헤더는 느린 속도로 김정호에게 향했다. 그런데 김정호는 공을 잡지 못한 채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골이었다. 충격적인 실수에 김정호는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동료들도 허탈하게 허공을 바라보기만 했다. 김병수 감독은 화가 난 듯 크게 실망한 모습이었다.

김정호는 부산 아이파크 유스 출신으로 지난해까지 부산에서 뛰었다. 올해 강원에 입단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는데 출전한 두 번째 경기에서 악몽 같은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김정호 개인에게는 물론이고 강원에게도 트라우마로 남을 만한 장면이었다.

황당한 실수로 강원은 패자가 됐다. 전북을 상대로 3연승을 기록할 기회를 놓쳤다. 그보다 뼈 아픈 것은 연패다. 앞선 개막전에서 울산 현대에 0-5로 완패했고, 2라운드에서도 포항 스틸러스에 1-3으로 역전패를 당했던 강원은 개막 후 3연패에 빠졌다. 무승부라도 거뒀다면 연패를 끊고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바꿨을 텐데 그마저도 이루지 못했다. 자신감을 회복하고 상승세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 팀 사기를 추락시키는 결과로 역전됐다.

산 넘어 산이다. 강원은 4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을 만난다. 개막 후 연승으로 상승세를 타는 난적이다. 연패를 끊고 가야 하는 강원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상대다. 전북전 패배가 더 무겁게 다가오는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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