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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가상자산 시린토큰의 시세 차트  캡처 | 업비트 앱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거래소가 상장폐지를 고지한 가상자산이 급등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투자 손실 우려가 제기됐다.

30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 거래소 원화 마켓에 상장된 시린토큰(SRN)은 29일 전거래일 대비 37.88% 급등한 99.0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시린토큰은 같은 날 한때 166.02% 폭등한 191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 같은 시린토큰의 급등세가 주목받는 이유는 거래소가 이미 해당 가상자산에 대한 상장폐지를 고지했기 때문이다. 앞서 업비트는 지난 26일 이용자들에게 일부 가상자산에 대한 거래 지원 종료 공지를 메일로 발송했다. 해당 공지에는 시린토큰을 비롯해 텐엑스페이토큰(PAY), 바이텀(BTM), 코르텍스(CTXC), 퓨마페이(PMA), 퀀트(QNT), 바이버레이트(VIB), 데이터(DTA) 등 총 8종의 가상자산에 대한 상장폐지 내용이 담겼다. 이들 가상자산은 사업지속 가능성, 네트워크 활동, 글로벌 유동성 등 내부 기준이 미비해 유의종목 지정 예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비트 측은 “각 가상자산 팀에 연락을 취해 유의종목 지정에 대한 소명 요청을 했으나 투자자 보호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을 회신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31일 오후 12시 업비트에서 거래가 종료된다”고 밝혔다.

이후 시린토큰은 지난 27일 7.13%, 28일 9.69% 하락을 거듭했으나 다음 날 갑자기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상장폐지가 예고된 다른 코인들은 어땠을까? 29일 텐엑스페이토큰은 68.16%, 바이텀은 72.83%, 퀀트는 20.42%, 코르텍스는 3.80% 각각 상승했다.

그러나 이들 가상자산은 대부분 30일 오후 3시 30분 현재 시린토큰은 11.11%, 텐엑스페이토큰은 21.60%, 코르텍스는 8.72%, 퀀트는 3.03% 각각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만 바이텀은 여전히 28.38% 오른 가격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폐를 앞둔 가상자산의 급등세에 대해 “통상 주식의 경우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해당 주식은 가치가 제로에 가깝게 하락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가상자산의 경우 소위 세력이라 불리는 ‘큰손’들이 주축이돼 인위적으로 상장폐지를 앞둔 가상자산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혹자는 많은 수익을 낼 것이란 기대감에 급등하는 가상자산에 투자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누군가는 이득을 보고 누군가는 피눈물을 쏟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폐해를 최소화하는 거래소 차원의 안전장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거래소 측은 시장개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비트 관계자는 “투자자들을 위해 일부 가상자산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해 상장폐지 기한을 정해둔 상황”이라며 “주식의 경우 상·하한을 정해두고 있지만 가상자산 거래소는 자의적으로 시장에 개입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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