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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배우 고상호의 기분 좋은 이중생활이 계속되고 있다. 공연계에서는 어느덧 14년차 배우로 입지가 단단하지만, TV 속 고상호는 이제 존재감을 알려가는 단계다. 매체연기 3년차에 접어든 고상호는 스스로를 신인배우라고 칭했다. 그에게 tvN ‘빈센조’는 또 하나의 소중한 필모그래피가 됐다.
고상호는 빈센조에서 정인국 검사로 열연했다. 드라마 중반부터 투입돼 말미에는 빈센조(송중기 분)를 배신하며 반전을 안긴 인물이다. 그는 “큰 사랑을 받은 작품에 중간부터 합류하면서 누가 되지 않고자 노력했다. 다행히 작품을 잘 마칠수 있어서 감사하고 영광”이라며 “(SBS) ‘낭만닥터 김사부2’ 땐 의사를 하고 이번엔 검사를 하면서 전문직을 연달아 하게됐다. 오히려 공연에선 편한 역할을 많이 했는데 매체에서는 전문직이나 얄밉거나 악역 등 특징이 뚜렷한 역할을 하고 있는거 같다”고 분석했다.
‘빈센조’는 ‘악은 악으로 처단한다’는 다크히어로물이다. 고상호는 “일상에 사이다가 필요해서 그런거 같다. 답답하고 뭘해도 사는둥 마는둥 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마스크도 답답하니까 드라마에서도 속 시원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셔서 사랑해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크히어로 중심에는 송중기가 있었다. 고상호와는 tvN ‘아스달 연대기’ 이후 재회했다. 고상호는 “송중기는 그때도 이미 훌륭한 배우였지만, 더 성장해 있었다. 대단하다. 연기적으로도 금가프라자와 빈센조의 중심을 잘 잡았고, 태도면에서도 최고였다. 스태프들 이름 하나하나 기억하는건 기본이고, 배려심이 좋다. 현장에서 송반장으로 불릴 정도였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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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고상호는 매체연기에 도전한 뒤 매 작품 새로운 경험을 쌓고,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그는 “공연도 매력적이지만, 드라마는 눈썹이나 미세한 떨림까지도 온전히 시청자에게 전할 수 있지 않나. 그래서 더 매체연기도 해보고 싶었다”며 “또 공연은 매순간 라이브다보니 드라마를 찍을때도 확실히 두려움 등은 덜한거 같다. 물론 아직도 여전히 부족하지만 재밌다”고 미소지었다.
‘제주의 아들’인 고상호의 드라마 도전은 고향에 있는 가족들에게도 큰 힘이 된다고. 그는 “부모님께서 너무 좋아하신다. 지난번에 서귀포에 갔는데 식당 사장님께서 음식 서비스도 주셨다. 아버지가 뿌듯해하시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더 기뻤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결혼한 고상호에게는 아내라는 새로운 가족도 생겼다. 그는 “확실히 안정감이 생기는거 같다. 배우들이 대부분 심리적으로 안정적이지 않다. 공연 하고 집 가면 공허해진다”며 “그런데 결혼을 하고 나니까 그런것들이 전혀 없어졌다. 상의도 할수 있고 매우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고상호는 최근 한국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도 언급했다. 그는 “윤여정 선생님은 너무 존경스럽고 그 내공은 함부로 따라갈 수 없다. 롤모델이라 하기도 조심스러운 진짜 장인”이라며 “나 역시 현실에 충실하면서 내게 주어진 걸 잘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면 더 좋은 지점에 도달하지 않을까 싶다. 악역으로 인사드린만큼 ‘악역 끝판왕’도 해보고 싶고, 전문직이 아닌 생활연기도 궁금하다. 아직까지는 못해본게 훨씬 많아서 다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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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