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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항상 승리는 달콤하고 좋다. 하지만 경기내용엔 만족하지 못한다. 아직까진 UFC 선수로서 올라가야할 곳이 높이 있을 뿐이다.” ‘아이언 터틀’ 박준용(30, 코리안탑팀)의 소감이다. 박준용은 지난 9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홀에서 열린 ‘UFC on ESPN 24’에서 은추크위(26, 카메룬)를 상대로 3라운드 판정승을 거뒀다. 이번 승리로 UFC에서 3연승을 거둔 박준용은 랭킹진입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은추크위에게 이번 경기는 UFC의 두 번째 경기였지만 5연승을 기록하고 있었던 터라 외신의 주목을 끌었다. 특히 은추크위는 UFC의 대표인 데이나 화이트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진행하고 있는 ‘데이나 화이트 컨텐더 시리즈’출신으로 이른바 ‘데이나 화이트 특권(DANA WHITE PRIVILEGE)’의 수혜자였다. 하지만 박준용은 실력으로 은추크위를 잠재우며 미들급의 다크호스, 강자로 떠올랐다.
- 상대가 5연승의 파이터로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화이트 대표의 ‘응원 아닌 응원’도 있었다. 오퍼를 받을 때의 기분은?
오퍼를 받았을 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UFC에서 약한 상대는 없다. 나에게만 집중했다.
- 어떤 전략과 전술을 준비했나?코리안탑팀의 하동진 대표,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타격과 그라운드 모두 우수하다고 말했다. 둘 다 우위를 점하는 경기운영에 방점을 두고 훈련했다.
- 1,2라운드에서 로블로를 당했다. 굉장히 신경 쓰였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다.신경쓰였다기 보다는 은추크위가 쉬는 게 더 걱정이었다. 은추크위의 지친 표정이 역력했기 때문에 시간을 주면 회복할 거 같아서 빨리 경기에 임하려고 했다.
- 은추크위의 어떤 면을 보고 승리에 자신감이 생겼나?
2라운드에서 은추크위가 그래플링을 시도했는데 헉헉 거렸다. 쉽게 지치는 스타일임을 간파하고 그때부터 승리를 자신했다.
- 가장 대결하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터프하기 그지없는 닉 디아즈! 가장 좋아하는 선수이자 가장 대결하고 싶은 선수다.
- 연속해서 해외에서 경기를 했다. 훈련 외에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하다.이번 라스베이거스 경기 때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전에는 게임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엔 코로나19 때문에 별로 할 게 없어서 배틀그라운드로 시간을 보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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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투기에 눈을 뜨게 한 터닝포인트가 됐던 경기는?
2019년 앤서니 헤르난데스와 맞붙은 UFC 데뷔전이다. 당시 아나콘다 초크라는 기술에 걸려 패했다. MMA 스타일을 180도 바꿀 수 있게 해준 경기다. 세계최고의 단체답게 UFC가 격투기에 대한 인식을 바꿔 놨다.
- 파이터로서 보완할 점이 있다면?타격에 이은 자연스러운 태클이다. 태클과 타격의 조합이 매끄러워야 수준 높은, 승률 높은 경기를 할 수 있다. 물처럼 어느 그릇에 담아도 그릇 모양대로 변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 승리 후 외신 기자들의 질문에도 굉장히 여유 있게 대처했다. 인터뷰 스킬이 대단하다.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 편안하게 이야기하니까 좋은 모습으로 비쳐지는 것 같다.
- 닉네임인 ‘아이언 터틀(Iron Turtle)’의 유래가 궁금하다.코리안탑팀의 통역사인 마이클 안이 거북선 느낌이 난다며 붙여준 별명이다.(웃음)
- 결혼할 시기가 됐는데, 이상형은?
MMA 때문에 결혼은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 친구처럼 편안한 스타일이 좋다.
- 소속팀(코리안탑팀)에 대한 애정이 깊은 걸로 알고 있다.격투기는 팀스포츠이다. 옥타곤에선 혼자 싸우지만 그 안에 들어서기 전까진 수많은 팀원들의 땀도 같이 흘린다. 항상 감사하고 고마운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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