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
인천힘찬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조병욱 과장.

[스포츠서울 양미정기자] 최근 부모로부터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이 학대를 받고 별이 되어 떠나는 끔찍한 뉴스가 부쩍 많아졌다.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부모는 극히 일부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어떻게 하면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이들은 풍부한 정보를 바탕으로 아이에게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상담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프지 않아도 영유아검진부터 예방접종에 이르기까지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을 찾아야 할 일이 있다. 생후 2개월쯤에는 로타 바이러스와 폐구균 백신을 예방 접종해야 하는데 제약사에 따라 각각 2가지 종류의 백신이 있다. 이때 부모들의 고민은 시작된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이게 낫다 저게 낫다 말이 많다”는 것이다. 게다가 선호하는 백신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유행을 타기도 한다.

“선생님, 둘 중 어느 백신이 더 좋을까요?”

아이에게 백신을 맞춰야 하는 부모들은 여지없이 이런 질문을 한다. 의사 입장에서는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다. 두 가지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선택을 대신 해줘야 하는 질문이기에 곤란하기도 하다. 이런 경우엔 “선생님 아이는 어떤 걸로 하셨어요?”라고 바꾸면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대답하기가 좀 수월해질지도 모르겠다.

[소아과 이미지] 출처_아이클릭아트
소아과 이미지. 출처|아이클릭아트

이외에도 부모들은 자녀를 위해 선택해야 할 일들이 많다. 무엇을 먹이고, 입히고, 보여주고, 어떤 장난감을 주어야 하고, 발달단계에 따라 어떤 놀이를 해줘야 하는지 아이를 키우는 매 순간이 선택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때는 우선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그 다음은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 요즘 부모들은 주로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는데, 문제는 같은 상황에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데 있다. 좀더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더 많은 검색을 하면 할수록 혼란만 가중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서로 다른 정보로 혼란스러울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잘못된 정보가 아니라면 어떤 걸 선택해도 괜찮다고 얘기하고 싶다. 앞에서 예로 든 2종류의 백신 중 어떤 것을 선택해도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육아에는 정답이 없다. 선택의 기로에서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보다 선택 후에 아이의 반응을 보고 부모가 함께 아이에게 맞춰나가는 것이 진짜 육아이다. 아무리 좋은 장난감이라도 아이가 호기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는 법이다. 그렇기에 지금처럼 인터넷에서 손쉽게 정보를 찾아볼 수도 없고, 좋은 장난감이 없던 시절에도 자식들을 잘 키울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아이의 건강과 관련해서는 인터넷에만 의존하지 말기를 당부하고 싶다. 인터넷에 있는 정보가 다 맞는 것도 아니고, 아이의 개인적 특성에 따라 같은 증상이라도 원인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인터넷에 나온 정보로 아이의 상태를 지레 짐작하면 아이가 큰 고생을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아이의 건강을 정확하게 알고 싶다면 인터넷을 찾지 말고 꼭 가까운 소아청소년과를 찾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기를 권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조병욱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