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
2020 도쿄 올림픽 야구대표팀 김경문 감독. 서울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선발투수가 임무를 완수하며 필승조에 배턴을 넘기면 가장 좋다. 하지만 야구는 결코 계산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변수가 많은 단기전은 특히 그렇다. 게다가 이번 대표팀은 선발투수 대부분이 처음으로 국제무대에 오른다. 감독 입장에서는 변칙 마운드 운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변칙 마운드 중심에 사이드암투수가 있을 것을 암시했다. 그는 지난 16일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 기자회견에서 고영표(KT), 최원준(두산), 한현희(키움) 사이드암투수 3명이 엔트리에 포함된 것을 두고 “셋 다 자기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이닝도 잘 소화하면서 다음 경기에 기복을 보이는 스타일도 아니다. 몇 경기를 꾸준히 해줄 수 있는 투수라고 봤고 점수를 높게 줬다”고 말했다.

한현희 \'이것이 국가대표 투구\'
키움 한현희. 서울 | 연합뉴스

실제로 세 명의 사이드암투수 모두 소속팀 선발진 기둥 구실을 하고 있다. 고영표와 최원준은 소속팀 토종 선발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한현희 또한 2주 늦게 시즌을 시작했음에도 11경기에서 58이닝을 소화했다. 10경기 중 1경기에는 구원투수로 나섰는데 시즌 중에도 선발과 중간을 두루 소화하는 만능키 모습을 보인 한현희다.

김 감독의 포인트도 여기에 있다. 선발과 마무리를 모두 경험한 한현희 외에 최원준 또한 지난해 7월 중순까지는 주로 중간투수로 등판했다. 고영표도 입단 1, 2년차에는 중간투수로 나선 경험이 있다. 김 감독은 “사이드암투수 중 선발과 중간을 맡을 투수들을 결정할 것이다. 나중에 선수들이 소집되면 훈련을 하면서 자리가 결정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두산 최원준 선발 등판
두산 최원준. 부산 | 연합뉴스

이번 대표팀 투수진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역시 사이드암투수의 비중이 큰 것이고 두 번째는 선발자원이 중간자원보다 월등히 많다는 것이다. 고우석(LG)과 조상우(키움) 외에는 모두 현재 소속팀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물론 중간투수 2명만으로 투수진을 구성할 수는 없다. 원태인이나 박세웅은 선발투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지만 사이드암투수 세 명 외에 좌투수 차우찬과 이의리, 우투수 김민우 또한 상황에 따라서는 중간투수로 나설 수 있다.

사이드암투수와 좌투수는 불펜 운용 핵심 구실을 한다. 우타자 혹은 좌타자에 맞춰 상대 타순의 흐름을 끊기에 용이하다. 김 감독은 “올림픽에 앞서 세 차레 평가전을 치른다. 평가전 모습까지 보고 마운드가 구성될 것이다. 일단 올림픽에서는 투수 운용을 짧게 짧게 끊어가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 선발투수 고영표
KT 선발투수 고영표. 인천 | 연합뉴스

일본은 역대 최고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은 빅리그 출신 베테랑과 유망주가 신구조화를 이루는 엔트리를 구성했다. 난적과 승부가 기다리는 가운데 한국은 이른바 벌떼 마운드를 앞세워 승리공식을 세울 전망이다. 그리고 벌떼 마운드 중심에는 선발과 중간을 모두 소화하며 중간에서 멀티이닝도 가능한 사이드암투수가 자리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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