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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누가 더 큰 도둑인가?
프로야구의 ‘대도’ 싸움이 점점 더 치열해 지고 있다. 도루 1위를 지키려는 키움 김혜성(22)과 명성을 되찾으려는 삼성 박해민(31)의 다툼이다.
23일 경기까지 김혜성은 25개의 도루를 기록, 2위인 박해민에 1개 차이로 앞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김혜성은 시즌 개막 후 그야말로 ‘폭풍 질주’로 그라운드를 수놓았다. 4월에 11개의 도루에 성공, 일찌감치 단독 1위로 나선 김혜성은 5월에 9개를 추가하면서 20도루 고지에 올라 생애 첫 도루왕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였다. 그러나 5월 22일 NC전 이후 7경기 동안 걸음을 멈추며 쫒기기 시작했다.
추격자는 박해민이었다. 4월에 5개의 도루에 그쳤던 박해민은 5월에 접어들면서 12개의 도루로 단숨에 2위로 추격에 나섰다. 김혜성이 숨을 고르는 틈을 타 최근 10경기에서 5개의 도루를 추가한 박해민은 이제 1개 차로 다가섰다.
23일 경기는 각각 다른 구장에서 벌어졌지만 김혜성과 박해민은 치열하게 뛰었다.
김혜성은 2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원정경기 1회 초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쳐 박해민과의 격차를 2개로 벌려 놓았다. 대구구장에서 한화를 상대한 박해민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3회초 볼넷으로 출루한 박해민은 2루를 훔치는데 성공, 두 선수의 간격은 다시 1개 차이로 좁혀졌다.
김혜성은 이날 2번 유격수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활약을 펼쳐 팀의 4대3 승리를 이끌어 냈다. 김혜성은 3회 1사 2, 3루에서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올리더니 3-3으로 팽팽하던 9회 초에는 우전안타로 결승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박해민도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3타수 1안타 볼넷 2개, 1타점을 기록해 삼성의 3대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타율은 박해민이 0.305로 김혜성(0.290)을 약간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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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고-한양대를 졸업한 박해민은 2012년 삼성의 육성선수로 입단, 호타준족의 신화를 만들었다. 박해민은 2015시즌부터 2018시즌까지 4년 연속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 이제는 팀에서 없어선 안될 선수다.
인천 동산고 출신으로 2017년 드래프트에서 넥센에 2차 1라운드로 지명된 김혜성 역시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는 선수. 2018년 31도루와 0.270의 타격을 기록한 뒤 매년 타율이 높아지면서 벌써 지난해와 똑같은 25도루를 기록했다.
두 선수는 이제 ‘발야구’의 라이벌이다. 스포츠에서 라이벌이 펼치는 선의의 경쟁은 팬을 끌어 모으면서 상승작용을 한다. 김혜성과 박해민의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sungbasebal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