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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도쿄올림픽의 살인적 무더위에 피해 선수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국제테니스연맹(ITF)은 경기 시작 시간을 기존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로 늦추겠다고 발표했다. 테니스 경기 도중 더위에 지친 선수가 휠체어를 탄 채 퇴장하는 사태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ITF는 입장문을 통해 “국제올림픽위원회, 대회 조직위원회 등과 논의한 결과 선수들의 건강을 고려해 경기 시작 시간을 29일부터 오후 3시로 연기한다”며 “테니스는 전 세계 태양 아래 열리는 스포츠이지만 올해 도쿄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직면한 고온다습한 환경은 너무나 가혹하다”고 했다.
앞서 테니스 남자 세계 랭킹 2위인 다닐 메드베데프는 28일 이탈리아의 파비오 포니니와 단식 3회전 경기를 펼치던 도중 두 차례나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메드베데프는 이날 2대 1로 경기를 끝낸 직후 현지 인터뷰에서 “오늘이 내게 가장 괴로운 날이었다”라며 “경기는 끝까지 할 수 있지만 죽을지도 모른다. 내가 만약 죽으면 ITF가 책임을 질 건가?”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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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열린 테니스 여자 단식 8강전에 참가한 스페인의 파울라 바도사는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기권을 선언했다. 그는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해 치료를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휠체어에 실려 경기장을 벗어났다.
지난 24일 남자 테니스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는 첫 경기를 치른 뒤 “날씨가 살이적이다”라고 했다. 그는 대회 측의 경기시간 변경 결정에 대해 “좋은 소식이다. 좀 더 일찍 결정됐으면 좋았을 것이다. 파울라 바도사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안 된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