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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6승7무12패(승점 25), 최하위.
K리그1 빅클럽으로 불리는 FC서울의 믿기 어려운 현재까지의 성적표다. 시즌 개막 전 주력 요원은 지난해 부진을 털고 “우승컵 하나는 들겠다”고 외쳤으나 현실은 찬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이 좀처럼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 홈경기에서 1-2로 패하면서 4연속 무승(1무3패) 부진을 이어갔다.
전반기에 12경기 연속 무승 늪에 빠져 하위권에서 허우적댄 서울은 올여름 보강이 시급했던 원톱 자리에 브라질 장신 공격수 가브리엘과 유럽 리그를 청산한 국가대표 출신 지동원을 수혈했다. 중원에도 여름과 호주 출신 수비형 미드필더 채프만까지 영입하며 반전을 기대했다. 하지만 8월 들어 치른 5경기에서도 단 1승에 그치면서 꼴찌로 추락했다. 1경기 덜 치른 10위 강원FC(승점 27)에도 승점이 뒤진다.
서울은 가브리엘과 지동원을 통해 전반기 약점으로 지적받은 원톱에 힘을 얻고 있다. 둘 다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합류해 기존 선수들과 발을 맞춘 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자신의 클래스를 이르게 증명했다. 지동원은 지난 8일 광주FC전에서 결승포로 팀에 모처럼 승점 3을 안겼다. 가브리엘도 서울 입단 이후 7경기에서 선발로 뛴 건 두 번에 불과하나 2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원톱이 제 몫을 하면 주변 공격수도 살아나기 마련이다. 기대대로 침묵하던 윙어 나상호가 8월 들어 2골을 기록하며 득점포를 재가동하기 시작했고, 조영욱도 울산전에서 만회골을 넣으며 리그 마수걸이 포를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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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여러 전문가는 수비 집중력 결여는 물론, 전체적인 팀 응집력 부족을 꼽고 있다. 서울은 최근 초반 상대 공세에 시달린 뒤 뒤늦게 쫓아가는 형태를 반복하고 있다. 울산전에서도 전반에 바코에게 두 골을 내준 뒤 후반 막판 조영욱의 만회골 이후 상대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탄탄한 수비벽을 쌓은 팀을 상대로 체력이 떨어진 막바지에 득점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서울은 8월 5경기에서 8실점 했다. 이중 전반에 실점한 게 6골이다. 또 킥오프 이후 30분 이전에 실점한 게 절반인 4골. 경기 초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상대 공격을 좀처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박진섭 서울 감독은 원톱 못지않게 전반기 내내 센터백의 안정성에 의구심을 보이면서 골머리를 앓았다. 오스마르에게 최후방 수비를 맡기면서 질 향상을 그렸으나 전체적인 수비 밸런스가 여전히 불안하다. 새 얼굴과 더불어 전술과 전체적인 움직임에 변화를 준 만큼 수비에 과도기가 불가피한 면도 있다. 하지만 현재 서울을 바라보는 시선은 수비에서 투쟁심이나 희생정신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또 심리적인 문제도 언급되고 있다. 여러 변화에도 승수 쌓기에 실패하고 실점이 늘어나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은 모습이 눈에 띄게 보인다. 울산전에서도 주전 요원끼리 서로 독려하거나, 벤치 요원이 파이팅을 불어넣는 장면을 보기 어려웠다. 박 감독도 울산전 패배 이후 “더는 처지면 안 되기에 분위기를 바꿀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은 여전히 능력이 검증된 스타가 즐비하다. 현재로서는 전술, 전략을 떠나서 주장 기성용을 비롯해 박주영, 고요한 등 선참급 선수가 더욱더 팀 분위기 반전에 애쓰고 투쟁심을 불어넣는 역할이 절실하다. 그래야만 자신들의 최대치를 발휘하면서 박 감독이 바라는 하모니를 완성할 수 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