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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허율과 제주 유나이티드 권한진이 지난 18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1 경기에서 볼 다툼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지난 18일 광주FC와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나온 초유의 ‘교체 횟수 위반’ 사태를 두고 다수 축구인은 대한축구협회(KFA)가 심판 운영 및 교육 시스템을 돌아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올 시즌 K리그1 경기 중 교체 횟수는 3회로 제한하고 있다. 하프타임을 제외한 횟수다. 그러나 이날 광주는 후반 8분과 29분, 39분에 이어 추가시간 2분 엄지성 대신 김봉진을 투입한 것까지 총 4회 선수 교체를 하면서 규정을 위반했다. 다만 광주 구단은 후반 39분 교체 상황에서 김봉진까지 함께 투입하려고 했는데 A대기심이 “다음에 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 등에 따르면 경기감독관 보고서에도 광주가 2명을 동시에 교체투입하려고 했다는 점은 드러나 있다.

결과적으로 축구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에 투입된 김봉진을 ‘무자격 선수’로 보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규정상 무자격 선수를 투입한 팀은 몰수패(0-3 패)를 당한다.

광주는 이미 3차례 선수 교체를 한 것을 인지했으나 대기심의 판단에 따라 4번째 교체 투입을 진행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규정을 위반하는 교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던 만큼 면죄부를 받기는 쉽지 않다. 올 시즌 독일축구협회(DFB) 1라운드에서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볼프스부르크가 허용 인원을 넘는 교체를 시행했고, “대기심의 허락을 받았다”는 취지의 항변을 했다. 그러나 DFB는 ‘심판보다 구단에 책임이 더 있다’며 몰수패를 선언했다. 물론 대기심도 별도 징계를 받아야 마땅하다.

광주FC
광주FC 엄지성이 지난 18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다만 이번 사태를 광주 구단과 대기심의 책임만으로 국한해서는 안 된다는 게 축구인과 다수 행정가의 공통된 견해다. 2020년부터 K리그 심판 운영 및 교육 권한을 넘겨받은 KFA 차원에서 전반적인 시스템을 돌아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올 시즌 초반부터 비디오판독(VAR)을 가동했음에도 황당한 오심이 나오는 등 심판진에 대한 불신이 리그 화두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번엔 대기심과 맞물려 전무했던 교체 횟수 위반 사태가 터졌다. 이를 두고 다수 축구인은 “심판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특히 KFA는 자체 심판 풀을 이용해 K1~K4리그에서 활약한 심판진을 미리 확정, 발표한다. 올해도 주, 부심을 합쳐 114명을 지난해 12월께 발표했으며 K리그1에 24명이 활동한다고 알렸다. 하지만 축구인들은 KFA가 심판 육성 차원에서 시행하는 승강 시스템에서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고 했다. 한 축구인은 “해당연도 수행 능력을 바탕으로 높은 평점을 받은 일부 심판이 상위리그로 승격해 활동하고 있다. 이런 육성 개념은 좋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인상이 강하다”고 했다.

또 다른 축구인은 “간간이 하부리그 주심을 시즌 중간에 상위리그로 올려서 쓰는 것으로 안다. 리그마다 교체 규정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이번 광주 같은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광주-제주전에서 문제를 일으킨 A심판은 KFA가 올해 K3 주심 16명에 올린 인물이다. 그런데 A심판은 역시 KFA 심판진 육성 차원에서 올해 1~2부 주요 경기 대기심으로 나섰다. 현재까지 K리그2 4경기와 K리그1 1경기에 나섰다. 그런데 유일하게 누빈 1부 경기 ‘광주-제주전’에서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축구인들은 하부리그와 상위리그를 비정기적으로 오가는 과정에서 규정 숙지 등이 미흡했으리라고 보고 있다.

B구단 관계자는 “KFA가 심판을 육성하려는 의도는 좋은데 K리그는 엄연히 한국 축구 최상위리그다. 준비된 심판이 증명하는 자리이지, 경험하는 곳이 아니라는 의미”라며 “그저 자신들의 생태계 안에서 심판만 잘 굴러가면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