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 KBS1'전국노래자랑'을 이끄는 국내 최장수 MC 송해 (94)가 자신의 인생을 담은 다큐멘터리영화 '송해 1927(감독 윤재호)'의 시사회에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감회에 잠겼다.


송해는 9일 서울 광진구에서 열린 시사회 후 간담회에서 실향민으로 시작한 극단생활, 세상을 먼저 떠난 아들, '전국노래자랑'과의 만남 등 인생을 담은 영화를 본 소감을 전했다.


1927년 황해도 재령 출신인 송해는 6.25 전쟁으로 38선이 그어지면서 다시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했다. 평생 어머니를 그리워한 실향민이다. 홀로 남한에서 가정을 꾸리며 열심히 살았지만, 1986년 22세 아들이 오토바이사고로 사망하며 방송을 중단할 정도로 큰 고통을 겪었다.



그는 "아들이 가수가 되고 싶어했는데 반대했다. 자식의 의중을 몰랐다. 아버지 노릇을 잘했는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때리더라. 자격을 잃은 아버지로서 후회가 크다"라며 아픔을 토로했다.


이어 "한남대교에서 아들이 오토바이 사고가 난 뒤 그 다리를 건너질 못했다. 나는 여전히 죄인이다. 지금도.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고, (가고자하는 길을) 밀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들을 앞세운 그는 3년 전인 2018년에는 65년간 해로한 아내 석옥이씨를 먼저 보내기도 했다.


유랑극단에서 일하던 시절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던 기억도 떠올렸다. 그는 "과거 건강을 해치고 병원에 6개월 간 입원했다가 나와서 마음을 추스르려니 힘들더라. 극단적인 생각을 해선 안되지만, 아주 깊은 낭떠러지를 찾아갔던 순간도 있다"면서 "다행히 소나무 가지에 걸려서 다시 집으로 내려갔다"고 말했다.


송해는 파노라마처럼 흘러간 인생을 영화를 통해 돌아봤다며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한없이 눈물이 났다. 젊은 사람들이 내 영화 한 편에 관심을 갖고 고생하는 걸 보면서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서 개봉하는구나’ 싶더라. 그저 감사하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송해 1927'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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