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고척=최민우 기자] 두산의 가을 드라마가 끝이 났다.
두산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3-8로 패하며, 시리즈 전패로 KS를 마쳤다. 4위로 시즌을 마쳐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혈투를 치른 두산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KT를 넘지 못했고,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7연속 시즌 KS 진출 달성 기록만 가져가게 됐다.
경기를 마친 뒤 김태형 감독은 “여기까지 와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고생 많았던 코칭 스태프도 고맙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응원해주신 팬들도 모두 감사하다. 다들 수고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두루두루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가을 무대 경험이 많은 만큼, 어느정도 시리즈 패배를 직감했던 김 감독이다. 1,2차전에서 두산 더그아웃 분위기는 무거웠지만, KT 선수들은 경기 내내 밝은 표정으로 임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두산 타자들의 잘맞은 타구도 KT의 그물망 수비에 걸렸다. 김 감독은 “1,2차전 치르면서 좋았던 흐름이 끊긴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끌려다녔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쉽지 않은 한 해였다.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사실상 리빌딩을 거쳐야 했다. 두산의 색깔이 퇴색됐고, 큰 무대를 경험한 선수들도 많지 않았다. 그러나 뉴페이스들에게도 가을 DNA가 이식되면서, 원팀으로 똘똘 뭉친 두산이다. 김 감독은 “경험이 없었던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거다. 하지만 내년에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이다”고 말했다.
왕좌 탈환에는 실패했지만, KS 진출만으로도 박수 받을만 하다. 누구 하나 콕 집을 수 없을 정도로, ‘팀 베어스’는 가을 무대에서 고른 활약을 했다. 김 감독은 수훈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다 똑같다. 막판에 중간 투수들이 너무 수고해줬다. 야수들도 몸이 안좋은 상황에서 자존심을 지키려고 여기까지 왔다. 수훈 선수로 누구 하나 꼽기 어렵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miru042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