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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김경무전문기자] ‘대를 이어 한국 셔틀콕의 영광을 재현한다.’
한국 배드민턴 ‘레전드의 2세’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기대주로 쑥쑥 커가고 있다. 여자복식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김혜정(23·삼성생명)과 남자복식의 김원호(22·삼성생명)이다.
우선 김혜정은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복식 금메달리스트인 정소영(54)의 큰딸이다. 정소영은 당시 황혜영과 황금단짝을 이뤄 여자복식 초대 올림픽 챔피언의 영예를 안았던 레전드다. 1991년 전영오픈 여자복식 우승을 차지하는 등 한 시대를 풍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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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배드민턴 출신인 아버지(김범식)와 어머니의 DNA을 물려받은 김혜정은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워낙 쟁쟁한 선배들이 국가대표팀에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국가대표에 선발됐고, 현재 국제대회를 치르며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김혜정은 지난주 열린 2021 인도네시아 마스터스 여자복식 4강전에서 정나은(21·화순군청)과 짝을 이뤄, 1번 시드로 세계 4위인 김소영(29·인천국제공항)-공희용(25·전북은행)을 2-0(21-12, 21-18)으로 눌러 배드민턴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김소영-공희용은 지난 8월 2020 도쿄올림픽 여자복식 동메달리스트다. 인도네시아 마스터스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인 큰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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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68위이던 김혜정-정나은은 비록 결승전에서 9위 일본의 마쓰야마 나미-시다 지하루에게 0-2(9-21, 11-21)로 졌으나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둘이 국제대회에서 거둔 가장 큰 상이다. 김혜정은 2016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혼합복식 동메달 기록도 가지고 있다. 김혜정은 정소영의 세딸 중 첫째인데, 동생들도 배드민턴 선수를 하고 있다.
현재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여자복식에서는 신승찬(27)-이소희(27·이상 인천국제공항)과 김소영-공희용이 엎치락뒤치락 에이스로 활약중이다. 이들보다 어린 김혜정-정나은은 기대주로 이들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다른 경쟁자로는 백하나(21·MG새마을금고)-이유림(21·삼성생명)이 있다.
김중수 대한배드민턴협회 부회장은 김혜정-정나은에 대해 “그동안 위의 선배들한테 치여서 선수생활을 했는데, 정경은·장예나 등이 은퇴하고 숨통이 트여서 기량이 올라가고 있다. 앞으로 기대할 만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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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복식 국가대표인 김원호는 지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혼합복식에서 김동문과 함께 금메달 따낸 레전드 길영아(51) 삼성생명 배드민턴 감독의 아들이다. 모자는 같은 팀 소속이다.
김원호는 그동안 강민혁(22·삼성생명)과 태극마크를 달고 호흡을 맞춰왔는데, 최근엔 최솔규(26·요넥스)와 파트너를 하고 있다. 최솔규는 서승재(24·삼성생명)와 오랫 동안 남자복식 에이스로 활약해왔으나 성적부진으로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변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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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호는 최솔규와 함께 현재 열리고 있는 2021 인도네시아오픈(BWF 1000) 남자복식에 출전해 1회전을 통과해 16강전에 올라 있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