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조현정기자]전 여자 친구 폭행 등의 혐의로 피소된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공격수 정지석(26)이 4일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이날 대한항공은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우리카드와 시즌 세번째 맞대결을 펼쳤다.
시즌 개막 전인 지난 9월 전 여자 친구 A씨로부터 폭행 및 불법 촬영 등의 혐의로 피소된 정지석은 첫 서브를 맡게 되자 플레이 전 관중석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는 A씨와 합의했고 검찰이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려 모든 사법 절차가 마무리된 상태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정지석에게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했고, ‘2라운드 잔여 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린 구단의 출장 정지 징계도 모두 소화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정지석은 복귀전 소감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나로 인해 피해를 봤을 팀원들과 감독님, 구단 관계자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모범을 보여야 할 프로 선수인데 공인으로서 미숙했던 행동에 대해 팬들께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상(MVP)을 석권한 V-리그 최고의 선수여서 그의 사생활 문제는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정지석은 “배구를 처음 했을 때, 데뷔했을 때 생각이 나더라”면서 “복귀를 했어야 했는지, 안 했어야 했는지는 내가 결정할 수도 있는 문제이지만 어쨌든 배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 내 의견과 의지를 많이 반영해주신 구단과 관계자들께 감사하다. 내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죄송하다는 말 뿐”이라고 고개숙였다.
이날 일부 팬들은 경기장 주변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며 정지석의 복귀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간의 공백기에도 여전한 기량을 펼쳐 이날 외국인 선수 링컨(18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6점을 올리며 팀의 세트스코어 3-0(25-19 25-22 25-21) 완승을 이끌었다. 공격성공률 61.11%에 트리플크라운에 블로킹 1개만 모자랐을 정도로 활약했다.
정지석은 “배구에서 가장 중요한게 서브와 리시브라고 생각해 오늘도 그 부분에 중점을 뒀다”면서 “첫 서브가 운 좋게 에이스가 되면서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따라오는 꼬리표는 제가 책임을 지고 감당해야 한다. 그렇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팀에서도 제가 와서 틀어지는 일이 없도록 신경쓸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미안한 마음과 각오를 보였다.
hjch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