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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터키전지훈련에 참가한 엄지성, 김대원, 조영욱(왼쪽부터). 제공 | 대한축구협회, 박진업기자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흥·희찬(손흥민·황희찬) 대체자는 나!’

축구국가대표 ‘벤투호’의 뉴페이스가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생존 경쟁에 나선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8시(이하 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하는 아이슬란드전 출격을 대기한다. 호랑이 엠블럼을 사용하는 한국 축구가 ‘호랑이의 해’인 2022년 치르는 첫 A매치다.

한국은 아이슬란드전에 이어 21일 몰도바와 평가전을 치른다. 두 차례 평가전은 오는 27일 레바논, 내달 1일 시리아와 겨루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7~8차전을 대비하는 과정이다. 또 유럽파를 제외한 국내 또는 아시아 리그에서 뛰는 선수 중 벤투호와 코드가 맞는 옥석을 가리는 장이기도 하다.

벤투 감독은 전지훈련을 겸해 치르는 아이슬란드, 몰도바와 연속 평가전이 FIFA A매치 주간에 열리는 경기가 아니어서 황의조(보르도)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턴), 이재성(마인츠) 등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주력 태극전사를 부르지 않았다. 대신 생애 첫 A대표팀 태극마르를 단 엄지성(광주) 김대원(강원) 김진규(부산)처럼 젊고 잠재력을 지닌 자원을 대거 불러들여 플랜B 수립에 나섰다. 레바논, 시리아전은 유럽파 등이 모두 가세, 정예 멤버를 꾸리는 데 26명 중 일부가 포함될 예정이다. 최종 예선 2연전 명단에 들지 못하는 선수는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만큼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으려는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포토]승리의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손흥민과 황희찬
손흥민(오른쪽)과 황희찬. 박진업기자

단연 눈길을 끄는 건 2선, 그중 측면 자원이다. 베스트11을 대체로 고정적으로 운영하는 등 보수적인 선수 기용을 해온 벤투 감독은 지향하는 ‘측면 빌드업’의 완성을 두고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나 최종 예선 들어 눈에 띄게 경기력의 질이 향상되면서 순항하고 있다. 다만 공격의 핵심 구실을 하는 손흥민, 황희찬 두 윙어의 대체자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매겨졌다. 게다가 손흥민과 황희찬은 각각 근육 부상과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개점 휴업에 들어갔다. 벤투호 ‘캡틴’인 손흥민도 대표팀 합류가 불확실하다. 황희찬은 2월이 돼야 복귀할 수 있어 이번 최종 예선 2연전 출전이 어렵다.

그동안 송민규(전북)와 이동준(울산)이 측면 대체자로 꼽히며 지난해 벤투호에 합류했으나 아직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건 아니다. 이번 대표팀엔 유독 측면에 특화하고 득점력을 지닌 K리거가 대거 합류했다. 올림픽 대표 출신 김대원(대구)과 조영욱(서울) 엄지성(광주) 등이다.

지난해 대구에서 강원으로 이적한 김대원은 부상으로 도쿄올림픽 본선엔 참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리그에서 9골4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1부 잔류에 이바지했다. 스피드는 물론 개인 전술과 정교한 슛에 능하다. ‘연령별 대표 전설’로 불리는 조영욱은 지난해 서울 ‘안익수호’ 체제에서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맹활약했다. 한 시즌 36경기를 뛰며 8골 1도움. ‘슛 몬스터’라고 불릴 정도로 높은 수준의 득점력을 자랑한다. “손흥민을 만나고 싶다”며 벤투호 합류를 반긴 엄지성은 올해 만 20세가 된 막내다. 나이는 어리지만 스피드와 더불어 어느 각도에서든 슛으로 마무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한, 두 번 검증한 선수를 우선 기용하는 벤투 감독 성향상 아이슬란드전에서는 송민규와 이동준이 먼저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기 흐름에 따라 처음 부름을 받은 윙어의 A매치 데뷔전도 펼쳐질 수 있다. 이들이 살 떨리는 A매치 데뷔전에서 자신만의 재능을 발휘하며 벤투 감독 눈도장을 받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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