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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부산 기장군 현대드림볼파크에서 박병호와 강백호가 함께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제공 | KT

[스포츠서울 | 기장=김민규기자]“상호보완 공존관계로 시너지 낼 것입니다.”

명실상부 국내 대표 1루수로 거듭난 KT 강백호(22)에게 누구보다 든든한 우군이 생겼다. 어릴 적부터 동경해왔던 ‘홈런왕’ 박병호(36)가 KT 유니폼을 입고 첫 스프링캠프에 참가했기 때문. KT 내부에선 두 사람이 낼 시너지에 벌써부터 기대감이 가득한 분위기다. 이강철 KT 감독도 마찬가지다. 지난 4일 KT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부산 기장군 현대드림볼파크에서 만난 그는 “시너지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박병호가 이 감독을 찾아와 1루에 대한 얘기를 먼저 꺼냈다는 후문이다. 어린 강백호에게 기회를 더 많이 주자는 생각을 전한 것. 이 감독은 “(박)병호와 얘길 나눴는데 다 생각하고 있더라. 나와 비슷하게 (강)백호가 어리니깐 수비 출전 비중을 많이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전문 1루수인 병호가 백호를 많이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 백호도 배우려는 자세라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KT는 올겨울 박병호를 외부 FA(프리에이전트)로 영입하면서 ‘V2’를 향한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이 감독이 그리는 큰 그림은 강백호를 중심으로 박병호를 번갈아 활용하면서 전력 극대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박병호가 베테랑 전문 1루수인 만큼 수비 노하우 전수로 1루수 전환 3년차가 된 강백호의 수비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것도 기대하는 눈치다.

강백호는 박병호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1루수 수비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며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동경하던 선배와 같이 훈련할 수 있어 영광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1루수 선배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어 너무 좋다”면서 “1루 수비는 하면 할수록 더 어렵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다 물어보고 배울 계획”이라고 힘줘 말했다.

박병호도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강)백호에 대해 감독님께 미리 말했다. 앞으로 성장해야 할 선수기 때문에 출전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나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며 “1루 수비가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서 백호에게 그런 부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내가 타격에서 도움 받을 수 있는 것도 있을 것이고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강백호와 박병호는 같은 조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배팅 훈련도 함께 참여해 서로의 타격을 지켜봤다. 한 프레임 속에 들어온 두 사람의 모습에서 올 시즌 KT 1루 수비는 물론 타격의 무게감도 엿볼 수 있었다. 이강철 감독은 두 사람을 포지션 경쟁자로 보지 않는다. 1루수와 지명타자를 오가며 상호 보완하는 공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것.

KT는 마운드가 강한 팀으로 정평이 나있다. 올해는 박병호와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까지 합류하며 타선에도 힘을 줬다. 그만큼 타순 배치 폭도 한층 더 넓어졌다. 이강철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감독은 “라모스의 활약 여부에 따라 박병호, 강백호의 타순이 정해질 것이다. 강백호와 라모스가 잘해준다면 그 사이에 박병호가 들어가 타선 짜임새를 발휘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라모스가 팀 타순의 키가 될 것”이라며 “병호가 왔으니 상대 팀이 타순 이름만 들어도 무섭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만루상황에서는 상대 팀의 부담이 커질 것이고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날 것”이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박병호는 지난 2005년 프로데뷔 이후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그래서 더 간절하다. 박병호는 “지난해 삼성과의 1위 결정전, 한국시리즈 모두 TV로 봤는데 멋있고 부러웠다. 우승을 경험한 선수들이 그대로 남아있고 나만 좋은 성적 내면 더 강해질 것이기 때문에 나도 우승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백호 역시 “박병호 선배와 함께 꼭 한국시리즈 우승을 또 한 번 경험하고 싶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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