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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윙어들이 윙백처럼 뛴다.
포항 스틸러스는 4라운드까지 2위에 올라 있다. 원정 4경기에서 3승(1패)을 쓸어 담았다. 시즌 전 예상을 뒤엎는 결과다. 비결은 뎁스가 두터운 윙어 자원의 극대화에 있다. 포항은 4경기 모두 상대 팀에 볼 점유율이 뒤졌다.
‘비프로일레븐’에 따르면, 2라운드 김천 상무전에서 기록한 볼 점유율 49.7%가 가장 높은 수치였다. 개막전 상대 제주 유나이티드를 상대로는 34.6%였다. 전북 현대(36.3%)와 인천 유나이티드(42.2%)전도 상대에 뒤졌다. 그만큼 공격보다 수비를 하는 장면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포항은 3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쳤다.
포항은 올 시즌 수비 라인을 다소 내리지만, 빠르고 간결한 공격 작업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포항에는 스피드가 강점인 윙어 자원들이 다수 있다. 핵심은 윙어들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이다. 김기동 감독은 조직적인 압박과 타이밍을 디테일하게 지시하는 지도자다. 이를 윙어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 이행하고 있다.
수비 시 포항 윙어들은 측면 수비수들과 간격을 좁혀 움직인다. 상대 공세를 적극적으로 막아내는 1차 저지선 구실을 한다. 윙어들이 1차 저지선을 단단하게 세우다 보니 포항 수비진은 더 편하게 상대 공격을 막아낼 수 있다. 그러다 포항이 공을 차단하거나 획득하게 되면 윙어들은 동시에 상대 진영으로 전력 질주한다. 주저하지 않고 빠르게 공격을 전개, 마무리까지 한 뒤 복귀한다.
때문에 윙어들의 활동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김 감독은 뎁스를 최대한으로 활용해 이를 상쇄하고 있다. 포항이 4경기에서 기록한 유효 슛은 25개로 전체 1위다. 4경기에서 7골을 넣었는데, 유효 슛 대비 득점률은 28%다. 효율적인 공격을 했다는 의미다.
완벽하게 부활한 임상협은 올 시즌도 포항 축구의 중추다. 감기 기운으로 제외됐던 김천전을 제외하면 3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2골을 넣었다. 새롭게 데려온 정재희 역시 수준급의 원맨 돌파 능력으로 팀에 녹아들었다. 이광혁 역시 김 감독의 축구를 잘 아는 자원 중 한 명이다.
오는 10일 자가격리가 끝나는 외국인 공격수 완델손도 김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어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다. 양질의 측면 뎁스를 보유한 포항은 이를 극대화하며 시즌 초반 원정 연전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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