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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0-1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박스 깊숙한 지점에서 부천FC1995 미드필더 조수철이 시도한 결정적인 슛이 크로스바 위로 넘어가며 경기는 종료됐다.

부천은 23일 광주전용구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12라운드 경기에서 6경기 만에 패배를 당했다. 광주와의 선두 싸움이 걸린 중요한 승부에서 승점을 얻지 못했다. 결국 부천은 23점에서 제자리걸음을 했고, 광주(25점)에 선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그래서인지 결정적인 기회를 날린 조수철은 경기 후 눈물을 흘렸다. 결승전도 아니고 승강 여부가 결정되는 시즌 막판 경기도 아닌데 조수철은 세상을 다 잃은 것처럼 슬퍼하며 좌절했다. K리그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부천은 올시즌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승격에 도전하고 있다. 아직 K리그1 경험이 없는 부천 입장에서는 좋은 초반 흐름을 살려가는 게 중요했다. 조수철의 슛이 골이 돼 무승부를 거두면 부천은 선두를 지킬 수 있었다. 조수철은 눈물은 부천의 간절함과 열정을 상징했다.

이영민 부천 감독은 지난 시즌 초반의 부진을 극복하고 후반기부터 짜임새 있는 팀을 만들었다. 덕분에 올시즌에도 초반부터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감독이 중요하게 여기는 게 바로 베테랑의 가치다. 이 감독은 “팀에는 모범이 되는 베테랑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 팀에 어리고 젊은 선수들이 많지만 조수철이나 한지호 같은 나이 많은 선수들도 있다. 이런 선수들이 있어야 후배들이 보고 배울 롤모델이 있다. 젊은 선수들로만은 팀을 꾸릴 수 없다”라고 말했다.

조수철은 팀에 모범이 되는 대표적 선수다. 2019년부터 부천에서 뛰는 조수철은 올시즌 팀이 소화한 11경기에 모두 출전한 핵심이다. 중앙에서 든든하게 허리를 지키며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부천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이 감독의 구상 아래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진 게 부천의 최대 장점이다.

패하긴 했지만 부천의 긍정적인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에서도 사실상 부천이 광주를 상대로 더 공격적인 경기를 했다. 광주의 끈질긴 수비에 막혀 득점하진 했지만 부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기엔 충분한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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