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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척=장강훈기자] “이렇게 좋은 팀에서 뛸 기회를 주신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호랑이군단에 합류한 박동원(32)이 결초보은의 자세로 뛰겠다고 다짐했다. 박동원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트레이드 소식을 전했다. 그는 “아침에 (히어로즈 구단)매니저에게서 연락이 와 단장님을 만났다. 트레이드 소식을 접하고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원기 감독을 포함한 선수단과 인사를 나눈 뒤 라커룸에 있던 짐을 빼 1루에서 3루로 옮겼다. KIA는 이날 내야수 김태진과 현금 10억원, 신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박동원을 영입했다.
박동원은 “개인적으로도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두고 있어)중요한 시즌이라 시즌 전에 고형욱 단장께 ‘더 많은 경기에 수비를 하면서 출전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이 자리에서 ‘(키움) 선수 구성상 경기에 나갈 기회가 제한적이면 다른 팀에서 뛸 기회라도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KIA 팬들께서 나를 원한다는 얘기는 전해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성사될 줄 몰랐다. 히어로즈 구단과 팬, 선수들에게 고맙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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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형 포수로 높은 평가를 받지만 KIA 김종국 감독은 “블로킹과 송구 능력이 좋은 포수다. 투수들을 그라운드 안팎에서 잘 이끄는 리더십을 가진 선수라는 얘기를 들어 여러모로 기대가 크다. 가급적 선발로 많은 경기에 출장시키는 게 목적”이라고 반겼다.
박동원은 “트레이드됐지만 주전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김)민식이 형도 있고 (한)승택이도 있어서 서로 경쟁하며 시너지효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는 “투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게 먼저다. 대화를 통해 어떤 공에 자신있고, 어느부분에 어려움을 겪는지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타자로 상대한 KIA 투수들은 너무 좋은 공을 갖고 있다. 특히 ‘대투수’와 장현식, 정해영은 꼭 한 번 호흡을 맞춰보고 싶을만큼 구위가 좋았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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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얘기한 것처럼 박동원은 올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 예비 FA 신분으로 트레이드됐으니, 팀을 다시 떠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활약여부에 따라 시즌 도중 KIA와 다년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 박동원은 “FA에 대한 생각은 전혀하지 않고 있다. 좋은 팀에서 내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트레이드한 만큼 그 기대를 충족해야 한다는 책임감만 갖고 있다”며 “다년계약과 FA권리 행사라는 선택지가 주어진다면, 당연히 내게 기회를 준 KIA와 다년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키움 팬에게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였지만, 열정적인 응원의 깊이는 결코 작지 않았다. 많은 사랑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한 박동원은 “많은 분이 ‘광주에 가면 팬이 정말 많을 것’이라는 말씀하시더라. 국내 최고 인기구단 팬의 함성을 들으면 어떤 기분일까 설렌다. 내가 잘해서, 많은 KIA팬의 함성을 끌어내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