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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역대급 보상선수다. 늘 상위권에 자리하는 ‘위닝팀’ 아산 우리은행의 ‘에너자이저’ 김소니아(29)가 인천 신한은행으로 이적했다. 우리은행이 김단비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하면서 신한은행에 보상선수를 넘겨야 했고 신한은행은 김소니아를 낙점했다.
일찌감치 예상된 일이기는 했다. 여자프로농구(WKBL)은 FA 영입시 보호선수 4명을 제외한 보상선수를 건네야 한다. FA 계약한 선수를 포함해 4명을 묶어야 하는데 우리은행은 김단비 외에 박혜진, 박지현, 최이샘, 김정은, 김소니아 등 특급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즉 이들 중 한 명은 신한은행의 지명을 받아 이적할 운명이었다.
우리은행 보호선수 명단 4명에 관심이 쏠렸는데, 우리은행은 이번에 영입한 김단비와 더불어 박혜진, 박지현, 최이샘을 보호 선수로 묶은 것으로 보인다. 김소니아 이탈을 감수한 채 김단비를 영입해 포워드 라인 업그레이드를 꾀했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우리은행은 16일 위성우 감독과 2022~2023시즌부터 2025~2026시즌까지 4년 계약을 체결했다. 위 감독과 함께 한 2012년부터 시작한 구단 황금기를 꾸준히 이어갈 것을 다짐한 우리은행이다.
하지만 당장 우리은행이 절대강자 청주 KB를 넘을 수 있을지는 물음표다. 김단비와 김소니아가 함께 호흡을 맞추는 포워드 라인이라면 높이와 스피드를 두루 앞세워 KB를 흔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상선수 규정으로 인해 우리은행은 초특급 ‘베스트 5’ 구성은 이루지 못했다. 김단비 영입이 공수에서 안정감을 가져올 수는 있으나 뎁스까지 강해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무엇보다 KB의 MVP 박지수가 이전과 달리 이번 여름은 회복에만 집중하고 있다. 지난 3년과 다르게 이번 여름에는 여자미국프로농구(WNBA)에서 뛰는 것을 포기했다. 당초 목표는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는데 이 또한 연기됐다. 다가오는 2022~2023시즌에 앞서 국제대회는 호주에서 열리는 여자 농구 월드컵 뿐이다. 즉 박지수는 4개월 이상을 부상 회복과 컨디션 조절에만 신경쓰며 보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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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컨디션의 박지수는 무적이다. 지난 챔프전만 봐도 그렇다. 부상 당한 채 코트에 올랐음에도 누구도 박지수를 제어할 수 없었다. 다음 시즌 박지수의 컨디션은 2021~2022시즌보다 절대적으로 나을 확률이 높다. 우리은행이 김단비를 영입해 2강 구도를 만드나 했지만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여전히 KB 1강 체제다. KB 슈터 강이슬의 WNBA 도전이 무산된 것도 KB 전력에 있어서는 호재다.
반면 중위권 싸움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위는 KB가 유력하나 2위부터 봄농구 티켓이 걸린 3, 4위 싸움은 예측불가다. 우리은행 외에 신한은행과 부산 BNK의 전력도 무실 수 없다. 신한은행은 김소니아 영입으로 김단비 이탈을 최소화했다. 구슬을 영입해 높이를 보강했고 한엄지의 BNK행에 따른 보상선수로 김진영을 데려왔다. 신한은행 구나단 감독의 농구 색깔이 보다 뚜렷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승리를 맛본 BNK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도 무시할 수 없다. 한엄지 영입으로 스피드에 높이를 더했다.
반면 5위에 자리했던 용인 삼성생명, 6위 부천 하나원큐는 FA 시장에서 별다른 외부영입이 없다. 하나원큐는 FA 시장 최대어 신지현을 잔류시키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구슬이 신한은행으로 떠났다. 1강 3중 2약 구도가 예상되는 2022~2023 여자프로농구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