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트와 대결펼치는 키움 안우진[포토]
키움 선발투수 안우진이 2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2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SSG랜더스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2022.04.20.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태평양을 건너는 시점은 알 수 없으나 미국에서도 주목한 경기였다. 키움 선발투수 안우진(23)이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 앞에서 KBO리그 유일무이한 구위를 뽐냈다. 투구수 100개가 넘은 상황에서도 158㎞를 던지며 스태미너를 증명했는데 커맨드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안우진은 25일 잠실 LG전에서 104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 6안타 4사구 2개 7탈삼진 5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5회까지 단 한 점만 내주고 야수들도 대량득점을 뽑았으나 6회부터 흔들렸다. 6회와 7회 2이닝 동안 실점이 집중되며 완성도 면에서는 부족함을 보였다. 6승째를 거둔 안우진의 평균자책점은 2.25에서 2.47로 올랐다.

이날 속구 최고 구속은 158㎞, 슬라이더 최고 구속은 146㎞였다. 체인지업과 커브도 구사했는데 슬라이더 실투가 정타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속구도 이닝을 거듭할 수록 LG 타자들의 타이밍에 맞았다. 이미 정상급 선발투수로 올라섰지만 최고 무대로 향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

그래도 구위 만큼은 MLB 상위권이다. 100마일(160㎞)이 꾸준히 나오는 MLB지만 선발투수로서 평균 구속 155㎞를 찍는 투수가 많지는 않다. 무엇보다 안우진은 패스트볼의 회전수와 변화구 무브먼트도 특급이다. 단순히 속구만 좋은 투수가 아닌, 에이스가 될 수 있는 여러가지 잠재력을 갖췄다.

관건은 진출시기다. KBO리그 선수가 MLB에 진출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포스팅 시스템이다. 풀타임으로 7시즌을 채우면 소속 구단과 합의를 통해 해외진출 자격을 얻는다. 토론토 류현진과 샌디에이고 김하성은 빠르게 7시즌을 소화한 후 태평양을 건넜다. 이정후는 1년차인 2017시즌부터 매년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2023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MLB 진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안우진은 류현진, 김하성, 이정후 만큼 신속히 서비스 타임을 채우지는 못하고 있다. 류현진은 1년차, 김하성은 2년차부터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안우진은 입단 첫 해 징계로 전반기에 임하지 못했다. 2년차부터 5년차인 지난해까지는 부상과 외적인 변수로 인해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7월에는 방역수칙 위반에 따른 징계도 받았다. 풀타임 기준은 등록일수 145일이다. 안우진은 5년 동안 단 한 차례도 145일을 채우지 못했다.

무엇보다 안우진은 MLB에 진출한 대부분의 선수들과 달리 국제대회를 통해 병역의무를 해결하기 어렵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징계에 따라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록 대상에서 제외됐다. 안우진은 포스팅 자격을 얻기에 앞서 군복무부터 임해야 한다. 군복무 2년 가량을 고려하면 해외진출 시기는 더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는 안우진의 빅리그 진출이다. 그래도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그만큼 구위와 잠재력은 압도적이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필라델피아, 보스턴, 오클랜드, 피츠버그 구단 스카우트가 안우진을 바라봤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