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과 츠베레프
알렉산더 츠베레프(왼쪽)가 3일 밤(현지시간) 2022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4강전 2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오른발목 부상을 당해 휠체어를 타고 코트를 떠났다가 목발을 짚고 돌아온 뒤 라파엘 나달과 포옹하며 격려를 받고 있다. 파리|UPI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경무전문기자] 2세트 6-6 타이브레이크 상황. 알렉산더 츠베레프는 라파엘 나달에 리턴샷을 하려다 오른발목을 크게 다쳐 고통스럽게 코트에 쓰러졌다. 결국 휠체어를 타고 코트를 떠나야 했다.

그러나 이후 그는 나달과의 경기 뒤 인사를 위해 다시 목발을 짚고 코트에 돌아왔다. 그리고는 코트에서 나달과 진한 포옹을 하면서 눈물을 쏟아냈다. 나달은 그런 그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격려했다.

나달은 이후 SNS를 통해 “나는 그가 그랜드슬램 우승을 위해 매우 열심히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확신한다. 그가 한번이 아니라 한번보다 훨씬 더 많이 우승할 것을. 그래서 나는 그의 빠른 쾌유를 희망한다”고 썼다.

발목을 다친 츠베레프
오른 발목을 다쳐 고통스러워하는 츠베레프. 파리|EPA 연합뉴스

휠체어 타고 떠나는 츠베레프
부상으로 휠체어 타고 코트를 떠나는 츠베레프. 파리|UPI 연합뉴스

목발 집고 돌아로는 츠베레프
목발 짚고 돌아오는 츠베레프. 파리|UPI 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2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4강전에서 세계랭킹 5위 라파엘 나달(36·스페인)과 3위 알렉산더 츠베레프(25·독일)가 한치 양보 없는 명승부와 함께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줘 테니스팬들을 찡하게 했다.

츠베레프는 이날 1세트 4-2로 앞서다 결국 6-6 동점을 허용했으나 타이브레이크에서 6-2 매치포인트 상황까지 맞았다. 그러나 나달은 이후 츠베레프의 잇단 실수 속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6-6을 만들었다. 그리고 8-8에서 두차례 신들린 듯한 리턴샷을 상대 코트 깊숙히 꽂아넣으며 1세트를 따냈다. 무려 98분 동안의 접전이었다.

2세트에서도 엎치락뒷치락 혈전이 펼쳐졌고, 게임스코어 6-6에서 츠베레프가 불의의 오른쪽 발목 부상을 당하며 경기는 마무리됐다. 2세트까지 무려 3시간13분이 소요된 마라톤 경기였다.

나달은 이로써 자신의 생일날 프랑스오픈 14번째로 결승에 올라 통산 14회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결승전에 올랐을 때 그는 한번도 지지 않았다. 나달은 세계 8위 카스퍼 루드(24·노르웨이)와 우승을 다투게 됐다. 노르웨이 선수의 그랜드슬램 단식 결승진출은 루드가 처음이다. 나달과 루드는 이번이 첫 맞대결이다.

나달과 루드
결승전에서 만나게 된 나달(오른쪽)과 루드. 파리|AFP 연합뉴스

루드는 이어 열린 4강전에서 23위 마린 칠리치(34·크로아티아)를 3-1(3-6, 6-4, 6-2, 6-2)로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경기는 2시간55분 만에 끝나 앞선 4강전과 대조를 이뤘다.

올해 호주오픈에서도 우승한 나달이 이번에도 정상에 오르면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우승횟수를 22회로 늘려 조코비치(20회)와 로저 페더러(20회)의 추격으로부터 좀더 달아날 수 있다. 결승전은 한국시간으로 5일 밤 10시에 시작한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