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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절대 FA 어필은 아닙니다.”
LG 유강남(30)이 삼성전 대역전 드라마의 마침표를 찍었다. 9회초 오승환(40)을 상대로 결승 홈런을 터뜨렸다. 2년 만에 멀티 홈런 경기도 치렀다. 만만치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상황. 하필 시즌 후 FA다. 유강남도 생각이 많다.
유강남은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전에 8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해 솔로 홈런 두 방을 터뜨리며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5회초 추격의 솔로 아치를 그렸고, 9회초에는 9-9에서 10-9로 뒤집는 1점짜리 홈런을 쐈다. 좌측 폴대 최상단을 맞고 뒤로 넘어가는 대형 홈런이었다. 지난 2020년 8월26일 이후 679일 만에 한 경기 멀티 홈런을 때려냈다. 마침 당시 상대도 삼성이었고, 장소도 대구였다. 오랜만에 좋은 기억을 소환한 셈이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친 타자다. 리그 최고로 꼽히는 공격형 포수다. 수비에서도 리그 최고 수준의 프레이밍 능력을 갖췄다. 이런 선수가 올 시즌은 단 2홈런에 그치고 있었다. 이날 2개를 치면서 이제 4개가 됐다. 타율도 풀 타임 주전이 된 이후 가장 낮다. 0.240대. ‘부진’이라는 말이 나왔다.
문제는 올 시즌을 마치면 FA가 된다는 점이다. 일생일대의 기회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데 하필 직전 시즌 좋지 못하다. 유강남도 마음고생을 제법 많이 하는 모습이다.
6일 경기 후 만난 유강남은 “이게 FA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 좋은 것만 생각했는데 사람 마음을 힘들게도 하고, 기분 좋게도 한다. 여러 감정이 들게 한다. 사실 내가 내 커리어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 성적이다. 그래도 사람이 포기하면 안 되지 않나. 끝까지 해보겠다. 내 커리어에 맞는 성적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한 번 기록을 올려보겠다”고 말하며 멋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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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이야기도 나왔다. 자신감을 보였다. “체력은 전혀 문제가 없다. 본격적인 여름을 맞이하는 시점이기에 더 관리는 열심히 할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체력은 타고난 것 같다. 지치지 않고 버티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덥다고 하지만, 해가 떨어지고 나면 다시 충전이 된다”고 말했다.
유강남은 2018년부터 4년 연속으로 시즌 130경기 이상 출전했다. 이 기간 가장 적은 수비 이닝이 952이닝이다. 2020년에는 1009.2이닝을 찍었다. 올 시즌도 팀이 치른 78경기 가운데 75경기에 나섰다. 수비 이닝은 576.2이닝이다. 이 추세면 2년 만에 1000이닝이 보인다. 체력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2년 만에 멀티 홈런을 친 것도 이슈다. 여기서 유강남이 의도치 않게 속내를 드러냈다. “라이온즈파크가 타자 친화적인 구장 아닌가.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잠실만 벗어나면 뭔가 좋다. 약간 상쾌하게 배팅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광활한 잠실구장이다. 장타에 불리한 여건. 긴 시간 홈으로 쓰고 있지만, 그래도 불리한 것은 불리한 것이다.
‘FA 어필하는 것이냐’며 농담을 던지자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그렇게 받아들일 것이라 생각 못했다”며 웃은 뒤 “모든 야구장에서 집중해서 친다. 잠실 아닌 다른 곳에서, 의도하지 않았는데 타구가 넘어가면 기분이 좋다. 오늘도 2개가 나왔는데 다 잊고 내일 다시 뛰겠다. 절대 FA 어필한 것 아니다”고 강조하며 다시 웃었다.
기본적으로 포수는 ‘금값’이다. 주전 포수라면 당연히 더 몸값이 높다. 그런데 ‘금강불괴’다. 나아가 2할 중후반에 15~20홈런까지 칠 수 있는 공격력까지 갖췄다. 유강남이 FA가 되면 달려들 팀이 한둘이 아닐 전망이다. 의도치 않게 유강남이 다른 팀에 세일즈를 한 셈이 됐다. 물론 가장 필요한 팀은 LG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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