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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전=윤세호기자] 구단 운명을 결정할 선택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9월 15일 신인 드래프트 결과에 따라 2025년 신구장 마운드에 오를 투수들이 결정될 것이다. 덕수고 심준석, 서울고 김서현, 충암고 윤영철 등이 전체 1순위 지명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이들 중 한 명이 새로운 구장 마운드의 주인공이 된다. 암흑기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구장과 함께 도약을 준비하는 한화 얘기다.
하지만 드래프트 만으로 강팀으로 올라설 수는 없다. 정교하고 노련해야 승리한다. 한화가 고전하는 원인도 여기에 있다. 젊은 선수들이 꾸준히 성장곡선을 그리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패기 만으로 위닝 시즌을 만들기는 어렵다. 국가대표급 베테랑 선수가 기둥 구실을 하며 팀을 단단하게 만들어야 경쟁할 수 있다.
그래서 다가오는 겨울 스토브리그가 기회다. 지난 2년처럼 허무하게 겨울을 보내지 않는다면 2023시즌부터 하나씩 조각을 맞추며 최신식 구장에서 꾸준히 승리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2020년 겨울 정수빈, 2021년 박건우 영입을 이루지 못했지만 오는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도 대어는 많다.
당장 한화에 필요한 선수는 특급 리더다. 기량과 리더십을 두루 갖춘 선수가 필요하다. 김현수가 LG 문화를 바꾸고 양의지가 NC 통합우승에 큰 영향력을 끼친 것처럼 구단의 새 얼굴이 될 선수가 절실하다. 만 28세 주장으로서 만만치 않은 시간을 보낸 하주석을 대신해 기둥이 될 선수가 있다면 젊은 선수들도 부담을 덜고 그라운드에 설 것이다.
투수 유망주가 꾸준히 수혈되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문동주, 박준영, 김기중, 남지민 등은 지명 당시 기대처럼 핵심 선수로 올라서야 한다. 다음달 드래프트에서 한화 유니폼 입고 모자를 쓸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특급 포수가 이들과 함께 한다면 성장에 가속페달을 만들 수 있다.
즉 답은 나와있다. 다가오는 겨울 노려야 할 FA 영순위는 양의지(34)다. 포수로서 OPS(출루율+장타율) 0.900 이상을 기대할 수 있고 팀을 이끄는 능력도 탁월한 양의지가 온다면 팀 재건에 커다란 조각이 될 것이다. 양의지가 NC에 끼친 절대적인 영향력을 한화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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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도 있다. 한화는 지난 겨울 내부 FA였던 최재훈(33)과 5년 최대 54억원 계약을 맺었다. 양의지 영입이 중복 투자로 비춰질 만하다. 하지만 두 포수가 공존하는 시스템도 가능하다. 양의지는 NC에서 4시즌 동안 포수와 지명타자를 오가며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NC가 정상에 오른 2020시즌에는 김태군과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양의지와 최재훈의 나이를 생각하면 과거 NC와 같은 포수 운영 시스템이 둘에게 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원한다고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FA 시장은 무한경쟁이다. NC가 팀의 정신적 지주인 양의지를 놓친다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한화는 시장가에 +알파를 투자해야 한다. 양의지의 첫 FA 계약규모인 125억원 이상을 투자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제는 특급 FA 영입에 올인할 필요가 있다. 2025년 새구장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기를 원한다면 이듬해부터 매시즌 꾸준히 도약해야 한다.
한편 한화 구단 관계자는 신구장 준비 상황에 대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당초 내년 1월에 종합운동장 시설이 철거될 계획이었는데 계획보다 빠르게 철거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25년 최첨단 시설과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꾸준히 승리해야 하는 한화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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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