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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자영기자] ‘변호사 실격’은 형법에 관한 책이지만 일반적인 법학책과는 다르다. 어느 변호사의 가상 변론 노트이자 일기장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세월호’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사건과 같은 우리 형법의 역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범죄들에 대해 마치 직접 경험한 것처럼 진솔하게 기록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기도 하다.

저자는 군 전역 후 시작한 사법시험(제50회)에 합격하고 대법원 사법연수원(제40기)을 수료했다. 현재까지 법학박사이자 변호사로 활발히 활동해오면서 ‘법이란 무엇이고, 정의란 무엇인가, 법조인은 누구이고, 변호사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실로 많은 고민과 갈등을 이어왔다. 본문에는 변호사의 신분으로, 또는 한 개인으로, 법과 정의 앞에서 고민하고 갈등할 수밖에 없는 날 것 그대로의 모습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법과 정의’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저자와 함께 실로 다채로운 생각의 화두들을 펼쳐낼 수 있을 것이다. 본문에 담긴 실제 사건들은 형법의 기본법칙 중에서 ‘범죄의 성립’과 관련한 선도적 사건들이다. 즉, 이들은 범죄의 성립에 관해 형법의 이론을 구성하는 핵심 내용이 된다.

저자는 “법이란 쉬운 것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않겠다. 어쩌면 우리는 법을 조금 즐길 필요가 있다. 법이란 우리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기 때문이다. 법을 법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법은 어려워진다. ‘법’을 잊은 채로 ‘변호사 실격’의 첫 장을 넘기시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류동훈 지음 / 지노 펴냄/ 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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