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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괜찮아! 서울 가서 하면 돼!”
자력 우승에 실패한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자 관중석에서 기립박수가 터져나왔다. 지난 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을 4-7로 패한 직후였다. 진한 아쉬움에 고개를 들지 못하던 SSG선수들을 향해 대전까지 원정 응원을 간 팬들은 큰 환호로 격려했다. ‘어우랜’(어차피 우승은 랜더스)이 기정사실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은 팬들의 환호가 SSG의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의 자양분이 됐다.
SSG는 잠실 원정을 준비하던 4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2010년 이후 12년 만의 네 번째 정규시즌 우승. 취임 2년 만에 팀을 우승으로 견인한 SSG 김원형 감독은 “구단과 선수단, 팬이 삼위일체로 만든 우승”이라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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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KBO리그 역사상 최초다. 4월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9이닝 퍼펙트(109구·삼진 9개) 투구를 펼친 윌머 폰트의 괴력을 앞세워 4-0 완승을 따내며 새 시즌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우려와 기대를 각각 안고 시작한 개막전에서 압도적인 마운드 높이를 확인한 SSG는 13일 잠실 LG전까지 파죽의 10연승을 질주해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개막 10연승은 2003년 삼성 이후 9년 만에 나온 대기록. 이 기세를 몰아 4월 한 달간 승률 0.792(19승1무5패)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와이어 투 와이어의 서막을 열었다.
외국인 투수 이반 노바의 거듭된 부진에 6월들어 고비를 맞았지만, 이태양과 노경은이 분전해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7월에 치른 19경기에서 단 세 번만 패해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가능성을 높인 SSG는 가을을 알리는 처서(8월23일)가 지나자 위기를 맞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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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령이 된 경기는 8월25일 수원 KT전. 선발 오원석이 5.2이닝 비자책 1실점으로 역투하는 등 3-1로 앞선 경기를 노경은 문승원 서진용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삼총사가 릴레이 실점해 4-5로 역전패(연장10회)했다. 불펜진의 부침에 불안감을 갖고 있던 터라 이날 1패는 단순해보이지 않았다. 2위 LG와 9경기 차로 넉넉히 앞서 여유가 있어보였지만, 뒷문 불안은 이기고 있어도 질 것 같은 분위기를 끌어온다.
실제로 SSG는 KT전 패배 이후 열흘 만에 LG에 4경기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선두싸움을 재점화한 9월6일부터 치른 2연전에서 1승1무로 고비를 넘겼지만, KIA에 연거푸 덜미를 잡히는 등 경기력이 개선되지 않았다. 1승1패 수준으로 힘겹게 이어가던 흐름은 9월25일 문학 LG전에서 크게 고꾸라졌다. 6회까지 2-0으로 앞서다 7, 9회 실책을 빌미로 동점을 내준 뒤 연장 10회초 역전 만루홈런을 맞고 패했다. 선수단에 ‘정규시즌 우승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현실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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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파는 컸다. 사흘 휴식 후 치른 29일 문학 키움전에서 홈런 공방 끝에 9-14로 대패했고, 이 과정에도 불펜진의 구위 저하가 도드라졌다. 9월30일 문학 키움전에서 캡틴 한유섬이 끝내기 만루홈런을 폭발해 풀죽은 선수단을 다시 일으켰다. 만루홈런의 악몽을 만루홈런으로 털어낸, 드라마틱한 역전승이었다.
9월의 마지막 경기를 짜릿한 끝내기 승리로 장식한 SSG는 10월1일 광주 원정에서 9회초 오태곤의 역전 결승타로 승리를 따냈다. 같은 날 LG가 NC에 덜미를 잡혀 사실상 1위 경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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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력 우승 결정전이던 3일 대전 한화전에서 완패했지만, 4일 LG가 KIA에 패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확정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남은 세 경기를 준비하는 SSG는 통산 다섯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초목표를 향해 다시 뛴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