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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당연한 얘기이지만, 단기전은 수비 싸움이다. 마운드를 포함한 수비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큰 긴장감 속 치러야 하는 경기여서, 돌발 변수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 KT와 KIA가 맞붙는 와일드카드 결정전(WC)은 특히 그렇다.
양팀 다 준수한 야수들이 포진 돼 있다. 센터라인만 놓고보면 상위 팀과 견줘도 손색없다. 특히 KT는 지난해 통합챔피언에 오른 야수들을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다. KIA도 포수 박동원이 가세해 센터라인이 비교적 견고하다. 유격수 박찬호는 수비만으로는 국가대표급 기량이다. 중견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타구 판단이 살짝 불안하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문제는 양팀 내야 오른쪽 핫코너다. 1루수로 출전하는 KT 강백호와 KIA 황대인의 움직임에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있다. 둘 다 타격으로는 팀내 최고 수준으로 꼽히지만, 수비만 떼놓고 보면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다.
KIA 외국인 투수 션 놀린과 KT 선발 소형준은 땅볼 유도에 능하다. 투심과 컷패스트볼 등 무빙 패스트볼도 던지지만, 브레이킹 볼의 변화가 빠르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땅볼 유도형 투수에게는 안정감 있는 1루수가 꼭 필요하다. 내야수들이 까다로운 바운드를 처리하는 과정에 악송구할 가능성이 높다. 더블플레이 상황에서는 원바운드 송구가 날아들기도 한다. 강백호와 황대인에게 공격만큼이나 수비 집중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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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능력은 황대인이 조금 앞선다. 고교시절 3루수여서 숏 바운드 송구를 잘 잡아낸다. 그러나 송구가 불안정하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리버스 더블플레이는 대체로 안정적이지만, 홈 송구 때는 정확성이 떨어진다. 풋워크도 정상급 1루수와는 차이가 있다. 1, 2간으로 빠르게 굴러가는 공이나 선상 타구를 처리하려면 첫발 스타트가 매우 중요하다. 이부분은 황대인과 강백호 모두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
강백호는 풀타임 1루수 경험이 있다. 2020년부터 세 시즌동안 실책 31개로 통산 실책 14개인 황대인보다 많다. 포구 실책을 범하면 주자들에게 한 베이스 이상 더 내주게 된다. 강력한 마운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1루가 안정되지 않으면 야수들도 불필요한 긴장을 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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