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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모처럼 느끼는 시즌 막판의 차분함이다.

전북 현대가 왕좌에서 내려왔다. 2017년부터 지난시즌까지 내리 5년 연속 K리그1 챔피언에 올랐던 전북은 올해 우승 타이틀을 라이벌 울산 현대에게 내줬다. 무려 6년 만의 준우승이다.

당황스러운 결과는 아니다. 전북은 이미 지난 8일 울산과의 맞대결에서 패배한 후 우승 실패를 예감했다. 당시 패배로 두 팀의 승점 차가 8로 벌어졌다. 사실상 역전이 불가능한 수준의 간격이었다. 전북도 마음을 비우고 잔여 경기를 치렀다.

16일 춘천에서 울산이 우승을 확정한 후 전북은 제주 유나이티드전에 들어갔다. 준우승이 확정된 상황이었지만 2-1로 승리했다. 차분하게 결과를 받아들이는 동시에 잔여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리그에서 유종의 미를 준비하고 있다.

전북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북은 FA컵 결승에 올라 있다. K리그1 준우승,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준결승전 패배 등의 아픔을 씻을 최후의 보루다.

결승 1차전이 열리는 27일까지 약 열흘간의 시간이 남아 있다. K리그1 최종전이 있긴 하지만 전북에게는 이제 FA컵 결승전이 가장 중요하다. 1차전 전까지 부상자들이 회복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우선순위다.

현재 전북은 부상병동이다. 김진수와 김문환, 한교원, 백승호, 송범근, 맹성웅, 박진섭 등 주요 선수들이 모두 부상을 안고 있다. 박진섭과 맹성웅의 경우 안면을 다쳐 제주전에 특별 제작한 마스크를 착용하고 출전했다. 일단 이들이 FA컵 전까지 회복해야 우승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최종전은 컨디션을 조절하는 차원에서 부상자들이 대거 빠질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전북이 유리한 것은 결승 상대 FC서울이 여전히 잔류를 확정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서울은 37라운드서 성남FC에 패하며 최종전까지 강등 걱정을 하고 있다. 22일 수원FC전 전까지 서울은 FA컵 결승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없다. 오히려 FA컵보다는 수원FC전에 전력투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이번주에는 선수들과 회식도 하고 편하게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한다. K리그1 우승은 놓쳤지만 FA컵은 반드시 우승하겠다. 전북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