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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김민규기자] “운동선수가 선비처럼 굴 순 없잖아요.”
‘마법사 군단’의 간판타자 강백호(23)가 스스로를 샤우팅(포효하듯 소리를 내지르는 창법) 야구의 선두주자라 했다. 안타든, 홈런이든 결과를 냈을 때 마음껏 포효하고 표현하는 것이 ‘야구의 멋’이라는 얘기다. 가을잔치를 만끽 중인 그가 멋진 포효를 내질렀다.
강백호는 20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에 2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강백호의 활약에 힘입어 KT는 키움을 9-6으로 꺾고 준PO 5차전 끝판까지 가게 됐다.
1회말 첫 타석부터 우전 안타로 힘찬 출발을 알렸다. 0-2로 뒤진 3회 말 호쾌한 솔로홈런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강백호는 키움 한현희가 던진 시속 148㎞짜리 속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자신의 올해 포스트시즌 마수걸이 홈런으로 추격의 발판을 놓았다.
5회말 자동고의4구로 출루해 박병호의 적시타로 홈을 밟은 강백호는 8회말 안타 1개를 추가해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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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1~3차전에서 그는 매 경기 1안타 1타점씩을 기록했다. 멀티히트는 없었다. 경기 전 “책임감을 갖고 더 잘해야 할 것 같다. 오늘은 중요한 경기다. 우리 선수들도 모두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나도 더욱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거듭 힘줘 말했다.
또한 본인이 말한 즐기는 야구를 증명해 보였다. 그는 “모든 선수들이 내가 멋진 장면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가지, 삼진을 당해 고개를 숙이고 벤치를 들어오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모든 이를 소름 돋게 해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가을야구에선 마음껏 소리를 지를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더욱이 고함, 포효하면 자신이 빠질 수 없다며 활짝 웃었다. 강백호는 “내가 샤우팅 야구의 선두주자로서 질 수 없다. 운동선수가 선비처럼 굴 순 없다. 그래야 멋있는 거다”고 힘줘 말했다.
그리고 해냈다. 벼랑 끝 운명의 4차전에서 강백호의 안타와 홈런의 연이은 포효에 수원이 들썩였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