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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척=장강훈기자] 가을은 변화의 계절이다. 포스트시즌 진출 팀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탈락 팀은 더 나은 새시즌을 위해 변화를 단행한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으로 무대를 옮겨 치르는 플레이오프(PO)도 변화를 단행한 스타들에 눈길이 쏠린다. 한쪽은 가시적인 성과를 냈고, 또 다른 쪽은 예열 중이다. 타선의 중추를 맡은 키움 이정후(24)와 LG 오지환(32) 얘기다.
◇숨은 1㎝ 찾아낸 이정후 ‘폭발 중’이정후는 숨은 1㎝를 찾아냈다. KT와 준PO 다섯 경기에서 타율 0.368로 좋은 활약을 했지만, 자신은 “타이밍이 늦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만족할 만한 타격감이 아니라는 의미였는데, 미세한 변화로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 PO 두 경기에서 2루타만 네 방을 뽑아내는 맹타로 타율 0.556 고공행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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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점은 준비 동작에 있었다. 투구를 기다리기 직전 오른발을 몸쪽으로 끌어당기는 이정후는 투구 시작과 함께 스트라이드 해 타격하는 독특한 자세를 갖고 있다. 준PO 때는 다리를 모았을 때 상체, 정확히는 왼쪽 어깨가 미세하게 투수쪽으로 기우는 모습이 보였다, 왼 발목을 회전방향으로 살짝 돌려둔 상태로 타격하기 때문에, 일명 척추 각이 중요하다. 상체가 투수쪽으로 쏠리면, 중심이동이 급하고 빨라져 스윙이 퍼져나올 수 있다. ‘타이밍이 늦다’고 느낀 이유였다.
PO를 앞두고 키움 강병식 타격코치와 문제점을 진단한 이정후는 상체 고정에 신경썼고, 1, 2차전 맹타로 흐름을 타는 데 성공했다. 미세하지만, 몸의 변화를 인지하고 스스로 조정한 능력은 이정후가 KBO리그 레벨을 넘어선 선수라는 것을 입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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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궤도 바꾼 오지환 ‘진화 중’
LG 오지환은 한눈에 보기에도 변화가 뚜렷하다. 세우고 있던 배트를 눕혀 이른바 면을 만들었다. 극단적인 풀히터에 손목을 많이 쓰는 타자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PO에서는 ‘헤드를 던진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체력 소모를 줄이고, 자연스러운 몸통 회전으로 공과 배트가 만나는 면을 만든 변화가 눈에 띈다.
오지환은 “잘할 때도 됐다”고 웃으며 “헤드를 눕힌 상태로 준비자세를 취하면, 스윙할 때 불필요한 동작을 없앨 수 있다. 배트를 곧추세우고 준비자세를 취하면 파워포지션에서 스윙으로 전환할 때 상체 움직임이 많을 수밖에 없다. 3연전을 치르고 나면 ‘감각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자세를 바꿨더니 ‘지속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헤드를 눕히면 상체에 힘을 뺄 수 있다. 무엇보다 헤드를 던질 수 있어 스프레이 히트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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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에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중견수를 기준으로 왼쪽으로 향하는 타구가 증가하는 점은 키움이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잠실보다 규모가 작은 고척돔은 오지환의 파워가 도드라질 수 있는 곳이다.
간판스타들의 타격 싸움. 양 팀의 희비도 달려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