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 빈자리....[포토]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매진인 가운데 외야관중석 곳곳이 빈자리로 남아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고척=황혜정기자] LG와 키움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이 열린 27일. 경기시작 두시간을 앞둔 4시16분에 휴대전화 메시지가 울렸다.

‘플레이오프(PO) 3차전 관중 1만6300명 매진. 포스트시즌 9경기 누적관중 13만6983명, PO1차전부터 3연속경기 매진’이라는 메시지였다. ‘메가트윈스포’의 티켓파워가 잠실에 이어 고척으로 이어졌구나 싶었다.

오후 6시30분, 주심의 플레이볼 선언으로 경기가 시작됐다. 빈자리가 듬성듬성 보였지만, 평일 야간경기 초반은 늘 그렇다. 그러나 경기 중반인 5회에도 외야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혹시나 해서 각종 중고 거래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역시나’ 이날 경기 티켓을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여러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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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아이디로 티켓 양도 글을 올린 암표상.

중고 거래 사이트에 ‘플레이오프’로 검색하면 입력하면 표를 판매한다는 글이 다수 나온다. 작성자 아이디(ID)가 동일하다는 게 눈에 띈다. 암표상이다. PO 티켓가격은 최소 2만5000원(외야)에서 9만원(1층 테이블석) 사이다. 그러나 암표상들은 미리 티켓을 사들여 원가보다 비싼 가격에 되팔고 있다. 가령 28일 열릴 PO 4차전 티켓을 사들인 한 암표상은 4만원짜리 버건디석을 6만원에 팔고 있다. 더 심한 경우도 있다. 또 다른 암표상은 버건디석을 10만원에 팔고 있다. 외야석은 원가가 2만5000원인데 4만원에 팔았다.

반면 표를 대량으로 사들였지만 경기 당일까지 되팔지 못해 원가보다 싸게 파는 사람도 보인다. 이날 열린 PO 3차전 티켓을 팔지 못해 4만원 짜리 버건디석을 2만원에 양도한다는 글을 올렸다. 반값에 판매하는 것을 보면,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수도 또는 암표상일 수도 있다. 그런데 표는 중고거래 사이트가 아닌 리세일 사이트를 통해 공식적으로 재판매할 수 있다. KBO리세일 외 인증되지 않은 중고거래 사이트나 소셜네트워크에서 정가보다 웃돈을 얹어 판매하는 건 금지사항이다.

열광적인 분홍막대[포토]
키움 응원단이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포스트시즌에는 전량 온라인 예매로 진행해 취소표가 발생해야 현장 판매할 수 있다. 현장 판매분을 제외한 모든 티켓은 추적이 가능하다. 예매사이트에서 ID 1개당 4장까지만 티켓을 살 수 있도록 제한했기 때문”이라며 “카드 번호 등 신상 정보가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당연히 추적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예매사이트와 프로스포츠협회에서도 실시간 모니터링을 한다. 암표상으로 의심되면 끝까지 추적해 잡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적발된 사람은 유선과 문자, 이메일 등으로 소명요청을 받고 강제 폐기(압류)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KBO뿐만 아니라 한국프로스포츠협회도 암표 근절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과 연계해 암표 근절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이날 눈에 띈 암표거래 사이트는 프로스포츠 온라인 암표신고 센터에 접수했다.

공정은 스포츠의 기본이다. 모든 팬은 티켓을 구매할 권리가 있다. 개인의 권리를 박탈할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 암표는 누군가의 권리를 박탈하는 범죄행위다. 경기도 일진일퇴 공방 끝에 홈팀인 키움이 6-4로 승리해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PO 3차전 외야 빈자리를 보며 ‘직관’을 꼭 오고 싶었지만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리던 수많은 사람들이 떠오른다.

et1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