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포스터

[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SBS 금토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의 엉성한 퇴장에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천원짜리 변호사’는 실력은 최고지만 수임료로 천원만 받는 변호사 천지훈의 통쾌한 변호 활극이다. 3회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했고, 8회에서 최고 시청률 15%를 기록했다. 이는 올 하반기에 방송된 드라마(일일극, 주말극 제외) 중 최상위권에 속하는 성적이다.

전작 ‘오늘의 웹툰’이 시청률 1.6%로 종영해 흡수할 시청층이 전무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천원짜리 변호사’는 한 주간 방영된 미니시리즈 중 1위를 지키는 등 인기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믿고 보는 배우 남궁민의 공이 크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 가장 기뻐해야 할 SBS가 마냥 웃지 못하는 분위기다. 극의 흐름을 방해할 정도로 잦은 결방으로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달 21일, 28일, 11월 4일까지 3주 연속 금요일 방송을 쉬어 금요드라마가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더구나 당초 14부작 편성이었던 드라마를 12부작으로 축소했다. 사실상 조기 종영이다. 잘 나가는 드라마를 억지로 늘려서 지적받은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2회를 쳐내는 경우는 드물다. 납득하기 힘든 결정에 비판의 목소리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11회를 본 시청자들은 회차를 줄인 이유를 더욱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천원짜리 변호사’ 측은 스피디한 전개와 완성도 높은 결말을 위해 12부작 종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색할 만큼 빠른 전개, 뭐 하나 제대로 해결된 게 없는 극 중 상황은 제작진이 내세운 이유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이렇듯 용두사미가 예견되자 극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가뿐히 넘어갔던 간접광고(PPL) 논란마저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천지훈(남궁민 분)이 “내가 (커피를) 타야 한다. 그런 게 있다”며 커피 믹스를 카메라에 들이대는 장면을 재밌어했던 시청자들도 이제 “급박한 방송 스케줄에 대비하지 못해 시간을 때운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이와 관련, 한 방송 관계자는 스포츠서울에 “밝힐 수 없는 내부 사정이 있지 않겠나. 올 하반기에 가장 잘된 드라마를 황급히 마무리해야 하는 방송사의 입장도 난감할 거다. 하지만 결방에 조기 종영까지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는 인상을 연이어 주면서 작품은 물론, 방송사에 대한 신뢰까지 챙기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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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