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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지난 10일 ‘OB vs YB 야구경기 및 상구DBL회원단합대회’에서 모교인 선수들과 서로 양보없이 치열하게 게임할 때는 아픈 줄도 모르고 한 게임을 다 소화했다. 모든 경기를 다 마치고 옷을 갈아 입는데 온몸이 상처 투성이다.
왼손 엄지손가락은 찢어지고, 내가 친 타구에 왼쪽 장단지 밑에 맞아 다리는 부풀어 올랐고, 또 4타석 나갔는데 파울과 스윙 모두 합쳐 16번 풀 스윙으로 인해 왼손바닥에 피멍이 들었다.
거기다가 한 타석마다 각각 투수 4명 상대 했는데 볼들이 얼마나 빠르던지 알루미늄 배트로 타격했음에도 충격으로 인해 오른손 엄지손가락에도 피멍이 들었다. 배팅 장갑을 끼고 타격했는데도 그랬다.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 것은 허벅지와 장딴지에 햄스트링이 올라와 제대로 걷기가 불편했다. 또 한 가지는 젊은 선수들도 한게임에서 풀 스윙 16번 했다면 허리가 뻐근할 정도인데 65살 된 사람이 젊은 선수들 못지 않을 정도로 풀 스윙을 했으니 말 다했다. 65살 되어서도 경기에서 지고 싶지 않은 승부근성 탓에 몸이 망가지는 것도 모르고 경기했다.
경기를 마무리하며 분명 나에게 무리가 되는 경기임을 고백했지만, 청춘을 바치고 누볐던 야구장에서 언제 다시 하게 될지 모르는 이런 경기에서 젊음의 시절들을 만끽해보고 싶었다.
경기할 때는 몰랐는데 모든 경기를 다 마치고 인천에 올라올 때 서서히 근육통으로 인해 걷기가 어려웠다. 전날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할 때 친구인 김시진 감독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내일 젊은 선수들과 경기할 때 게임 나갈 생각하지 말고 응원만 하라”고 신신 당부했다.
친구는 그렇게 말을 했어도 분명 내가 게임에 나가 젊은 선수시절처럼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비록 온몸이 상처 투성이고 근육통이 와도 마지막 불꽃을 피울 수 있어 나는 행복하다. 그리고 다음날 새벽 6시에 사우나 하기 위해 달려갔다.
이만수 전 SK 감독 ·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